'내 근심' 산에 두지 말고 되가져오자 [설악산 대변 봉투 캠페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설악산 등반하는 이들이 아무 데서나 배변할 것이 아니라, 대변을 가지고 내려오자는 환경 운동을 벌였다.
설악산악동지회는 지난 1월과 2월에 걸쳐, 설악산 빙벽등반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내 똥은 내가 갖고 온다!' 캠페인을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 똥은 내가 되가져오자!"
설악산 등반하는 이들이 아무 데서나 배변할 것이 아니라, 대변을 가지고 내려오자는 환경 운동을 벌였다. 설악산악동지회는 지난 1월과 2월에 걸쳐, 설악산 빙벽등반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내 똥은 내가 갖고 온다!' 캠페인을 했다. 산악인들이 설악산 빙벽등반을 위해 입산하는 시간대인 토요일과 일요일 새벽, 잦은바위골 입구, 소공원주차장, 토왕골 입구에서 야외용 대변수거봉투 세트를 배포했다.
빙벽등반까지 할 정도면 베테랑 산악인이 많을 텐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겠지만, 실상은 이렇다. 매년 겨울이면 설악산 토왕골 토왕폭포, 소토왕골 두줄폭포, 잦은바위골 50m와 100m폭포, 토막골 형제폭포 등은 산악인들이 즐겨 찾는 빙벽등반 대상지다. 매주 빙벽마다 10~20명씩 등반이 허용되며, 토·일요일엔 신청자 수가 거의 꽉 채워진다.
매주 100~140명씩, 한 해 겨울 700 ~1,000명의 산악인들이 찾아와 빙벽을 오르는 셈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골짜기 안에서 용변을 본다. 결국 해빙기에 녹은 눈과 더불어 속초시민의 식수원이기도 한 쌍천으로 흘러든다.
설악산악동지회 최창득 간사는 "토왕골 진입로 중간, 소공원~비선대 중간에 화장실이 있지만 일상과 달리 새벽 3~4시의 이른 시간에 대변을 억지로 보기가 쉽지 않다. 산악인들이 어쩔 수 없이 그냥 지나쳤다가 빙벽 아래에 이르러서야 배변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들에게 '골짜기에서 용변을 보지 말고, 이 배변봉투에 담아 내려오라'는 당부와 더불어 무료 배포했다"고 밝혔다.

설악산악동지회가 배포한 대변봉투는 특허 받은 응고제, 생분해 비닐봉투, 케이블타이, 겉봉투와 사용설명서로 구성돼 있는 국산 제품이다. 설악산악동지회원들은 십시일반 모금해 이 제품을 구입해, 배포했다. 김영기 회원은 "산악인들마다 반색하며 받았고, 어떤 산악인은 겸연쩍어하며 다음부터는 자신들이 사갖고 다니겠다고 하는 등 성공적이었다"면서 "이른 새벽에 찬바람을 맞으며 캠페인하기 쉽지 않았지만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동지회는 추후 봄·가을, 특히 여름 휴가철에 집중적으로 각 암벽등반 대상지 입구에서 대변 되가져오기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강원산악연맹 회장을 지낸 이상식 회원은 "간혹 등반대상지 아래에서 비박이나 야영을 하게 되는 설악산은 국립공원 중 특히 이런 캠페인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설악산악동지회는 한국 바위산의 진수이자 동식물의 보고이며, 한국 알피니즘의 모태 역할해 온 설악산을 보호하고 가치를 알리기 위한 모임이다. 최근 별세한 고 유창서씨(적십자설악산구조대 초대 대장)를 비롯, 이무(전 설악산악연맹 회장), 박영규(전 한국산악회설악산구조대 대장) 세 원로 산악인을 고문으로 하여 지난해에 결성됐다.
최창득 간사(전 설악산악연맹자문위원회 사무국장) 외 이상식 전 강원산악연맹 회장, 김영기 관동산악회 초대회장, 안중국 전 국립등산학교 교장, 설악산악연맹 창립 멤버인 김규영 금호동주민자치위원장, 방순미 양양군산악연맹 초대 회장, 심인영 전 설뫼알파인클럽 회장이 의기투합해 결성했다. 회원들 간 격의 없는 소통을 위해 회장 없는 간사제로 운영하는 것이 특징. 설악산 일대 속초·양양·고성·인제 지역은 물론 설악산을 사랑하는 전국 각지의 산악인들을 꾸준히 회원으로 영입, 외연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홈페이지를 개설해, 설악산 조난사고와 교훈, 설악산 눈사태 사고와 교훈, 설악동 '산악인의 문' 유래와 현황, 1959년 설악산관광사진첩 등 설악산을 찾는 산악인이나 등산동호인들에게 요긴한 정보를 담았다.
월간산 4월호 기사입니다.
Copyright © 월간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