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감지해변-바다의 하이에나 용치놀래기[박수현의 바닷속 풍경](65)

2025. 4. 2.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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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 ‘술뱅이’로 더 많이 알려진 ‘용치놀래기’는 우리나라 연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어류다. 용치놀래기는 식탐이 강하다. 무리 지어 다니다 먹잇감을 만나면 틈을 노려 한꺼번에 달려든다. 덩치가 큰 바다동물이 사냥한 먹이까지 가로채는 걸 보고 있으면 백수의 왕이라 불리는 사자가 사냥한 먹이를 노리는 하이에나들이 연상된다. 3월 초 꽃샘추위 속 부산시 태종대 감지해변을 찾았다. 바다 속으로 들어서자 언제나 그러하듯 용치놀래기 무리가 따라온다. 아마 이들 눈에는 필자가 덩치 큰 바다동물로 보일 거다. 덩치 큰 바다동물이 먹다 남긴 찌꺼기라도 챙기는 게 용치놀래기로서는 도움이 된다.

용치놀래기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큼직한 바위를 들췄다. 바위 밑에 있던 작은 갑각류들이 단박에 노출됐다. 필자 주위를 맴돌며 따라오던 한 무리의 용치놀래기들이 달려들어 잔치가 벌어졌다. 용치놀래기들은 먹이 앞에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이런 식탐을 이용해 어촌 아이들은 용치놀래기를 쉽게 잡아들인다. 양파망에 멍게 조각을 넣고 입구를 벌리고 있으면 용치놀래기들이 망 안으로 들어간다. 잠시 후 망의 주둥이 부분을 끈으로 조이면 한 망태기의 용치놀래기를 거뜬히 얻는다.

용치놀래기는 낚시꾼들에게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는다. 대물을 낚으려는 데 식탐 강한 용치놀래기들의 입질이 부산하기 때문이다. 용치놀래기는 그다지 환영받는 어종이 아니다. 흔한 데다 현란하게 번들거리는 체색으로 횟감으로 먹기엔 혐오스럽다. 하지만 육식성이라 육질이 단단하고 담백해 횟감뿐 아니라 구이나 매운탕 재료로도 괜찮은 편이다.

박수현 수중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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