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 맞느라 학교 못 가, 뇌경색 父 간병 지옥” 딸 눈물 (김창옥쇼3)

유경상 2025. 4. 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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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STORY ‘김창옥쇼3’ 캡처
tvN STORY ‘김창옥쇼3’ 캡처

[뉴스엔 유경상 기자]

가정폭력을 저지른 부친을 간병하는 딸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4월 1일 방송된 tvN STORY ‘김창옥쇼3’에서는 가족은 지옥이다 특집이 펼쳐졌다.

사연자는 “어린 시절부터 상처만 준 아빠를 용서할 수 없다. 상처만 주더니 뇌경색으로 쓰러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아빠라는 지옥에서 언제 벗어날 수 있을까요?”라며 “어렸을 때부터 가정폭력 때문에. 아빠가 저희 어렸을 때 이혼을 하셨는데 엄마 없이 혼자 키우면서 이유 상관없이 기분에 따라 맞았다. 그래서 항상 긴장감에 살았다”며 5살 때부터 맞았다고 했다.

사연자는 “초등학교 때 아빠가 와이셔츠를 다려놓으라고 하고 출근을 했다. 3개 중에 하나가 얼룩이 있었다. 얼룩이 있는 걸 따로 빼놓고 아빠를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다. 그날따라 늦게 오셨다. 다음날 아침에 하필 얼룩이 있던 걸 입고 나간 거다. 누가 농담으로 너 홀아비인 거 티 내냐고. 새벽에 아빠가 들어와서 이틀 동안 맞느라 학교를 못 갔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또 사연자는 “중학교 때 하필이면 집이 학교 바로 앞이었다. 학교 끝나고 학생들이 다 쏟아져내려오는데 집에서 동생 맞는 소리가 들리는 거다. 동생 신음 소리와 아빠 욕설이랑. 아이들이 그걸 듣고 있더라. 다 같은 학교 아이들인데. 저는 그날 집에 못 들어갔다. 차마 무서워서 못 들어가겠더라. 어떻게 맞고 있을지 너무 잘 알아서”라며 눈물을 쏟았다.

다음날 학교를 가자 모르는 선생님이 사연자를 보고 울었다고. 사연자는 “그러다보니 제가 내성적이 되고 누가 제 이름만 불러도 그냥 울기만 하고 대답도 못하고. 살면서 가족 연락을 좋은 일로 받아본 적이 없다. 항상 돈. 그렇게 살다보니 집에서 연락만 오면 너무 다운이 된다. 연락만 오면 이번엔 얼마 준비해야 하지? 걱정이 되니까. 감정 조절이 안 된다”고도 말했다.

도망칠 생각은 안 해봤냐는 질문에 사연자는 “그럴 수가 없는 게 어차피 동생도 맞고 있고. 한번 도망친 적이 있다. 결혼을 했었다. 아빠 간병을 하다 보니 부딪치게 되더라. 예를 들어 전세금 빼서 아빠 병원비로 써야 할 것 같다고. 그러다 보니 왜 자식이 셋인데 너는 외동딸 같이 구냐고. 이런 것 하나하나 다 부딪치다가 하나씩 비수가 꽂혀 이혼했다”고 이혼도 고백했다.

사연자는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돌보미 분이 일주일에 두세 번 오시고 나머지는 전부 제가 해드리고 있다. 실은 14년 전에 한 번 고비가 있었다. 너무 우울증이 심하게 와서. 회사에서 워크숍을 가서 선생님 강의를 들었다. 이대로 죽어도 별 느낌 없겠다고 느낄 때였는데 강의를 듣고 제가 처음으로 웃으면서 울더라. 이번에 너무 힘든데 그게 생각나서 여기 앉게 됐다”고도 말했다.

동행한 사연자의 친구는 “저희가 어린 나이도 아니고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나이인데 아버지 간호도 거의 다 하고 있고 언니와 동생은 거의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더 화가 나는 건 아버지 태도다. 언니와 막내만 챙기고 넌 당연히 해야 하는 애. 그렇게 생각해서 많이 화가 난다”고 안타까워했다.

김창옥은 “따님은 아버지를 버리지 못할 거다. 같이 가면 따님도 죽고 아버지도 돌아가실 거다. 좋은 걸 하면서 같이 가야 한다. 마음의 힘이 생겨야 몸도 움직인다. 제가 제주도에서 태어났다. 제주도에 뭐가 많죠? 카페라고 하는 사람이 있더라. 제주도에 많은 건 바람이다. 바람이 엄청 많이 분다”고 말했다.

이어 김창옥은 “누가 그러더라. 사람에게 기운을 주는 건 보통 숲과 태양이라고 한다. 사람에게 기운을 앗아가는 게 바람이라고 한다. 특별히 돌풍. 제주 바람이 되게 세다. 그래서 바람을 많이 맞으면 식물이 바람 몸살이라는 걸 앓는다. 뿌리를 내리려고 하는데 계속 흔든다. 그럼 어떻게 뿌리를 내리냐. 못 내린다. 그래서 죽거나 살아도 열매가 부실하다. 제주는 화산섬이라 밭에 돌이 많다. 식물이 또 힘들다”고 했다.

김창옥은 “제가 보기에 여성분이 제주에서 태어난 것 같다. 밭에는 돌이 많고 위에는 바람이 분다. 아빠가 계속 흔든다. 여기에서 잘 자라는 몇 개 안 되는 식물 중 하나가 메밀이다. 제주도에 1년에 2번 핀다. 팝콘처럼. 그게 5월말이다. 시간 되시면 메밀 한번 보고 가요. 메밀이 척박하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살기 힘든 곳에서 정말 잘 생겨난 대견한 식물이다. 꽃이 되게 예쁘다. 걔네를 보면 나 같구나 생각할 거다. 내가 이 꽃처럼 이렇게 피어왔구나. 어색하더라도 본인만의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며 제주로 초대, 악수로 위로했다. (사진=tvN STORY ‘김창옥쇼3’ 캡처)

뉴스엔 유경상 y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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