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 “띵동~ 왕진 왔습니다!” 찾아가는 진료 서비스

이 가운데 특히 ‘동물 소유자 등의 요청에 따라 진료하는 경우’가 논란의 핵심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농장동물에 관해서는 출장 진료가 일반적이지만, 반려동물 진료는 동물병원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이다. 반려동물 출장 진료를 두고는 수년간 갑론을박이 있어 왔고,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출장 진료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마약이나 마취제 같은 전문 의약품이 병원 외부로 유출될 위험, 외부 진료 시 응급 대처가 미흡할 경우 이에 따른 책임 소재가 불명확한 점을 지적한다. 또 동물병원 간 경쟁을 부추기고 결과적으로 수의료 체계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분명한 기준이나 제한을 명시하지 않은 채 ‘보호자의 요청이 있을 시 출장 진료가 가능하다’는 예외 조항은 사실상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출장 진료의 빗장을 풀어 버리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반려인의 입장에 나 역시 출장 진료의 필요성을 고려하게 된다. 그렇지만 분명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에서 편의에만 기대 난무하는 정보에 휩쓸리며 선택 장애를 겪거나, 서비스 질에 대한 불안과 의문을 오롯이 감당하고 싶지는 않다. 협의와 숙고를 거친 합당한 규제와 효율적인 관리 방안이 뒷받침될 때야 방문 진료에 대한 반려인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73호(25.04.0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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