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어촌마을까지 집어삼킨 화마… “대게잡이 배·수족관도 다 타버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게는 12월부터 5월까지가 한철인데, 배가 다 불타버려서."
어촌계장 하중광(72) 씨는 가장 왕성하게 조업에 나서야 할 대게 제철에 폐허가 된 마을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실제 마을에 있던 대게잡이 어선 상당수가 전소됐다.
영덕군이 매년 8월 개최하는 '황금은어 축제'에 은어를 공급하는 양식장도 큰 피해를 봤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황금 은어 축제 여는 지품면에선
양식장 전기끊겨 20만마리 폐사

영덕=조언·영양=노수빈 기자
“대게는 12월부터 5월까지가 한철인데, 배가 다 불타버려서….”
경북 영덕군의 상징과도 같은 대게잡이를 생업으로 하는 영덕읍 노물리 마을. 1일 오전 찾은 이곳은 지난달 25일 산불이 순식간에 덮치면서 말 그대로 폭삭 무너져 내렸다. 주택은 물론 정박돼 있던 선박과 수산창고까지 모두 까만 몰골만 드러낼 뿐이었다. 어촌계장 하중광(72) 씨는 가장 왕성하게 조업에 나서야 할 대게 제철에 폐허가 된 마을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하 씨는 “언제 다시 바다에 나갈 수 있을지 막막하다”며 “배를 새로 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선박 면허 등록 절차도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토로했다. 실제 마을에 있던 대게잡이 어선 상당수가 전소됐다. 수족관도 모두 화재로 망가져 수산물 보관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대게잡이는 물론 오징어·가자미잡이 등 모든 조업이 중단됐다.
생계에 직격탄을 맞은 피해자들은 어부들뿐만 아니다. 이 마을은 맑고 푸른 바다를 따라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블루로드’에 자리하고 있어 주민 대부분이 어업뿐만 아니라 관광업에 종사한다. 횟집과 민박을 운영하는 주민 신모(64) 씨는 “노물리에 나무가 몇 개 없어 불에 탈 일은 없을 거라고 농담 삼아 말해왔는데 바닷가 마을이 이 지경이 되다니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한참 관광객들이 몰려올 시기인데, 이런 마을에 누가 오겠냐”고 울먹였다. 실제 마을 곳곳에서는 형체 없이 무너진 집들과 뼈대만 남은 창고, 검게 그을린 펜션들이 강한 탄내를 뿜어내고 있었다. 230채 중 170여 채가 불타면서 주민들은 대부분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인근 대피소에서 생활하다 마을을 살피러 온 주민 김모(62) 씨는 “푸르고 반짝이던 마을이 잿더미로 변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영덕군이 매년 8월 개최하는 ‘황금은어 축제’에 은어를 공급하는 양식장도 큰 피해를 봤다. 영덕군 지품면에 있는 황금은어 양식장은 화재로 전기공급이 중단되면서 은어 50만 마리 중 20만 마리가 폐사했다. 이 양식장은 영덕군이 한때 멸종위기에 처했던 황금은어를 대량생산하기 위해 2009년 지은 곳이다. 영덕군 오십천 등에서 자라온 황금은어는 예로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되던 진귀한 특산품이었다. 이 양식장 관계자는 “어린 은어가 많이 죽어 축제가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최대한 복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AI로 정밀 예보하고, 드론 띄워 불 끄고… 과학적 산불 진화 시급
- 미국, 위성으로 산불 상시 관측… 호주는 공중 발화 ‘맞불작전’
- 故 휘성 사망원인 나왔다
- 지진으로 끊어진 연결다리 점프해 가족에게 달려간 한국인 현지서 화제 (영상)
- [속보]장제원 전 의원, 어젯밤 서울 강동구서 숨진 채 발견
- “강남 호텔서 당했다” 장제원 전 비서, 동영상 등 증거물 제출
- “갈치구이 1인당 10만 원?” 제주지사의 ‘작심 발언’
- ‘지브리 스타일’ 열풍의 오픈AI, “이미지 생성 제한 완화”
- 장제원 고소한 비서 “성폭행 뒤 돈 봉투”…경찰, 메모 확보
- 이준석 “尹이 한동훈 부르는 호칭은? 그 X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