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는 경고가 맞다, 심판도 피해자인 본질적 이유 "지면 안되잖아?" 

배정호 기자 2025. 4. 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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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배정호 기자] 지난 29일 광주 이정효 감독이 대전전에서 당한 퇴장이 큰 이슈다. 이정효 감독은 후반 추가시간 물병을 던지고 광주 벤치쪽으로 걷어찼다.

이를 본 대기심이 주심에게 알렸고 이정효 감독은 레드카드를 받았다.이 상황은 중계화면에 잡히지 않아 정확한 상황은 팬들이 찍은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는 이 영상을 그대로 다수의 현직 K1~K4 심판들에게 보여줬다.

만장일치 경고였다.

그 이유에 대해 "물병이 그라운드로 향하지 않았고 자신의 벤치를 향해 걷어 찼기 때문에 경고다. 만약 퇴장이라면 욕설밖에 없다"고 명확하게 답변했다.

쿠팡플레이 화면 캡쳐 

다음은 지난 16일 울산-수원FC의 경기에서 나온 장면이다. 전반 44분 수원FC 안데르손이 서명관과 고승범의 샌드위치 마크에 고통을 호소했다.

주심은 파울을 선언했고 서명관에게 경고를 줬다. 하지만 이내 VOR실과 교신을 한 후 서명관의 경고를 취소했다.

중계를 맡은 한준희 해설도 당황했다. 한준희 해설은 "경고 상황까지는 아니었다고 본건가요? 그런데 경고 상황은 사실은 VAR 상황은 아니거든요"라며 이내 이해가 안간듯 길게 침묵했다.

이 판정역시 잘못됐다.

현직 심판 강사는 "주심이 경고 카드를 꺼냈기 때문에 경고는 유지해야 한다. VOR실에서 개입한 것은 신원 오인 때문이다. 서명관에게 경고를 취소 했다면 고승범에게 경고를 주고 가야 한다. 한준희 해설위원 말 처럼 경고상황은 VAR 대상이 아니다"고 명확하게 설명했다.

이 강사는 아래 규칙서에 명시된 문구를 정확하게 근거로 내세웠다. 주심은 오직 네가지 경우와 관련하여 경기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판정과 상황에 대해 VAR의 도움을 받을수 있다.

A.골/노골

B.PK/NO PK

C.즉각퇴장

D.신원오인

심판도 사람인지라 90분 내 완벽한 판정을 내릴 수 없다. 가끔은 VAR 장비의 한계 및 화면 불충분으로 정확한 판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들도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중요 판정이 내려졌을때 정심과 오심을 명확하게 설명해주고 있지 않은 심판위원회의 태도에 있다.

침묵으로 일관하는 심판위원회의 태도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은 현직 심판들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이 내린 판정에 대해 심판위원회에서 명확하게 입장을 설명해 주지 않으니 경기에 대한 판정 기준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어려워하고 있다.

현직 심판은 "설명 요청이 있거나 애매한 상황은 명확하게 답해줘야 한다. 그래야 심판들도 다치지 않는다. 숨긴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고 말하면서 "만약 실수한 심판을 징계주지 않고 감싼다면 그 심판은 심판위원회의 말을 잘들어서 그냥 넘어갔네? 라는 색안경에 동료들 사이에서 더 고통 받는다. 우리 역시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싶다. 요즘은 경기장에 들어가기가 두렵다"고 하소연 했다.

심판위원회의 가장 큰 무기는 심판들의 생계가 걸려있는 '배정권'과 '사후평가'다.

심판위원회에 내부에선 말을 잘듣는 사람의 판정은 잘못된 것도 모두 옳은 것이고 말을 잘 듣지 않는 사람의 판정은 옳아도 틀릴 수 있는것이 됐다.

아래는 스포티비뉴스에 제보된 수많은 녹취 파일 중 일부다. 심판위원회의 소속 A임원이 경기 전날 K리그 심판에게 전화를 건 충격적인 내용이다.

"특정팀이 지면 안되잖아? 마무리 잘하면 보너스(배정)을 더 해줄께"

현장에서 뛰는 심판들은 한 경기를 위해 일주일을 준비한다. 그 누구도 절대로 대충 경기장에 가질 않는다.

그런데 배정권을 가진자의 말 한마디 그리고 추악적인 행동 하나가 심판들의 멘탈을 충분히 흔들어 놓아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충분한 증거자료가 됐다.

제대로 된 판정 피드백을 받지 못한것에 모잘라 심판위원회의 갑질에 심판들 역시 피해자가 됐다.

그런데 더 나쁜건 경기에 들어가서 심판들이 잘못하면 총받이는 심판들만 받고 심판위원회는 뒤로 살며시 빠져있는게 지금의 슬픈 현실이다.

정몽규 회장은 당선된 후 심판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두 차례 전 현직 위원장 4명과 전국심판협의회장을 모아놓고 심판 개혁에 대한 긴 토론을 이어 나갔다.

가장 큰 화두는 권력이 집중되고 있는 위원회의 견제제도 장치마련, 획기적인 교육시스템 정립, 강사제도 재편이다.

한 관계자는 "정몽규 회장은 취임직후 분과위원회 기능을 강화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다만 현 위원장 취임직후 심판위원회에서 많은 문제들이 발생했던 만큼 심판위원회와 위원장을 견제할 수 있는 편제가 나와야 한다"면서 "위원장과 심판위원회 위로 행정권을 가진 부회장을 선임하거나 심판 평의회 기구가 생기는 것도 대안이다"는 방법을 제시했다.

프로축구연맹 고위 관계자와 K리그2 단장역시 역시 스포티비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에 대해 "리그는 흥행하고 있는데 심판 문제가 계속 시끄럽다. 어찌됐든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협회에서 꼭 좋은 대안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회장 인준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내달 4일 첫 이사회를 통해 집행부를 구성한다. 정몽규 회장 역시 심판 인선에 큰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FA 심판위원장과 심판위원회에 대한 투명성과 상호 견제는 필수다. 심판위원회 개혁없인 심판들만 총알받이 되고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더 큰 문제와 혼란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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