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민간 동물 보호소 개선한다지만···높은 문턱에 신고는 고작 4곳뿐
편집자주
정부의 제3차 동물복지종합계획(2025~2029년) 4대 분야 20개 과제를 각 분야 전문가들과 분석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27일 제3차 동물복지종합계획(2025~2029년)을 발표했다. 한국일보는 5차례에 걸쳐 각 분야 전문가 5인과 20개 세부 과제를 차례로 집중 분석한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3010030003472)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2415330004678)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40115380001671)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40123320000217)
종합계획의 두 번째 분야는 '인프라 확충'이다. △동물복지 인력 및 조직 확충 △동물등록제 적용 대상 확대 △지방자치단체 동물보호센터 운영‧관리 개선 △민간 동물보호시설 개선 △동물복지 연구개발(R&D) 기반 구축 및 전문인력 육성이 포함됐다.
동물복지 인력, 역량 가진 인사 포함돼야


정부는 이전 제2차 동물복지종합계획을 평가하면서 실질적 동물복지로 이행하기 위한 전담기구 설치, 인력 확충 등 기타 제반 여건이 미흡하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제3차 종합계획에는 ①동물복지 인력 및 조직 확충을 위해 지자체 동물보호관 적정 인력 기준 가이드라인 마련, 명예동물보호관 등 민간 참여 확대를 내세웠다. 또 제2차 종합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됐던, 동물보호·복지 업무 증가에 대응해 집행 기능을 지원하는 가칭 '동물복지진흥원' 설립도 포함됐다.
박창길 생명체학대방지포럼 이사는 "민간 영역이 수행 가능한 업무에 민간 참여 확대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지금도 각 지자체에 민간이 참여하는 동물복지위원회가 구성돼 있는데 다수가 '식물위원회'로 전락한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위원회의 역할을 자문에서 '심의'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박 이사는 또 동물복지진흥원 설립에 대해 "조직을 이끌 관리자에 동물복지에 비전과 역량을 가진 전문가가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며 "나아가 농식품부 산하 행정 실무 지원에 그치지 않고 범정부적 조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동물등록방식, 내외장형 유지 방침 재검토 필요

②동물등록제의 적용 대상 확대에는 유실·유기 방지를 위해 모든 '개'를 등록 대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취약 지역 대상 등록 지원, 생체인식 방식 활용 여건 마련도 추진된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전략사업국장은 "그동안 동물등록제는 개의 사육 목적 등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로 예외를 인정함으로써 개농장, 동물 생산업 등 오히려 관리가 필요한 곳이 등록 대상에서 제외되는 모순이 발생했다"며 "동물등록제 적용 대상의 확대는 오히려 늦은 감마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동물등록방식을 현재의 내장형과 외장형 무선전자장치로 유지하는 방침은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외장칩의 경우 임의로 탈부착이 가능해 유실·유기의 방지나 신속한 소유자 확인 등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아서다.
지난달 19일에는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가 동물생산업 번식용 개의 경우 내장형 등록만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 번식용 개도 외장형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개선을 권고해 동물단체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해외의 경우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국가와 일본은 개, 고양이에게 내장칩 삽입을 의무화했다. 채 국장은 "생체이식 방식 등 다양한 동물등록방식을 염두에 두더라도 실제 해당 기술이 안착하려면 상당기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장형으로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자체 보호소, 충분한 예산 확보가 먼저

③지자체 동물보호센터 운영‧관리 개선을 위해 정부는 2029년까지 지자체 직영 보호소를 130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또 입양 활성화를 위해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전문가 참여도 확대키로 했다.
천명선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지자체 동물보호센터의 연 예산은 2023년 기준 374억 원으로 책정돼 있다"며 "전국 보호센터가 253곳임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고질적인 관리 부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가이드라인 마련과 종사자 규제가 아니라 충분한 예산 확보와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시설을 짓고 운영은 민간에게 맡긴다는 계획 역시 예산이 확보된 상황에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렇지 않다면 전문성이 떨어지는 민간 업자에게 열악한 시설을 운영하게 하는 지금과 유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천 교수는 "민간과의 소통과 협력은 중요하지만 현실에 맞지 않는 해외 벤치마킹보다 조사와 연구에 근거한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며 "보호소별 주요 사인과 안락사 이유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보호시설 개선 위해선 관련법 개정이 필수

정부는 다두과잉사육(애니멀 호딩) 등 동물 학대 방지를 위해 2023년 4월부터 민간동물보호시설에 대해 신고 의무를 부과했다. 지난해 5월 기준 전국 민간 동물 보호소 전국 142곳에서 1만5,298마리를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지금까지 신고한 곳이 4곳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④민간 동물 보호소를 제도권 내로 들이기 위해 계도기간 운영 및 점검·홍보 강화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동물단체는 입지와 시설구축에 필요한 관련법 개정이 먼저라고 말한다. 민간보호소의 상당수가 보호소 설립이 어려운 농지·산지에 위치하고 건축 등 관련법 위반 문제에 처해 있다.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이사는 "민간동물보호시설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건축법(국토교통부), 가축분뇨법(환경부) 등의 규제완화와 예외항목 조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더욱이 지자체의 협조도 필수다. 비글구조네트워크의 경우 지난해 민간보호시설 사업 지원을 신청했으나 사업비 30%를 부담해야 하는 충북 보은군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거절하면서 사업을 진행시키지 못하고 있다. 유 이사는 또 "결국 신고를 하지 못한 보호소의 경우 폐쇄로 이어져 사육포기 동물이 발생한다"며 "현재도 과포화인 지자체 보호소의 현실을 감안하면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덧붙였다.
동물보호·복지 관련 인문·사회과학 연구 필수

⑤동물복지 R&D 기반 구축은 기존의 농장동물, 연관산업, 동물의료분야 중심에서 '동물복지 주요 정책 연구과제'를 포함하는 내용으로 전환하는 게 골자다. 박 이사는 "R&D 전환 방향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정작 제시된 사례는 여전히 펫헬스케어, 펫푸드 등 연관산업 분야의 기술개발 성격을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2차 종합계획에서 동물보호·복지 관련 인문·사회과학, 기술 분야 연구 활성화를 위해 동물보호·복지 R&D 기획단을 구성하기로 했지만 진척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는 "동물 보호 및 복지에 대해 인문·사회과학 측면의 정책 연구가 너무 부족하다"며 "이는 우리나라 동물 보호에 대한 중장기적 계획을 세우는 것은 물론 동물 안락사나 경주마 과잉생산 문제 등 실제 제도적 개혁을 위한 토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권유림 동물의 권리를 위한 변호사들 대표, 박정윤 올리브동물병원장, 박창길 생명체학대방치포럼 이사,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이사,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전략사업국장, 천명선 서울대 수의대 교수 (가나다순)
■ 목차별로 읽어보세요
-
① 1. 전반적 동물복지 개선
- • 강아지를 '쥐불놀이'하듯 돌린 학대자···"사육금지제 2년 뒤? 너무 늦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3010030003472)
- • 강아지를 '쥐불놀이'하듯 돌린 학대자···"사육금지제 2년 뒤? 너무 늦다"
-
② 2. 조직, 시설 등 인프라 확충
- • 불법 민간 동물 보호소 개선한다지만···높은 문턱에 신고는 고작 4곳뿐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2615380004891)
- • 불법 민간 동물 보호소 개선한다지만···높은 문턱에 신고는 고작 4곳뿐
-
③ 3. 올바른 반려문화 확산
- • '유기견과 여행'이 동물복지 인식 개선? "마당개 복지 고민이 먼저"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2415330004678)
- • '유기견과 여행'이 동물복지 인식 개선? "마당개 복지 고민이 먼저"
-
④ 4. 영업 의료개선 및 산업 육성
- • 동물 학대 전력자도 5년 후면 재영업 가능···동물영업 허가갱신제 허점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40123320000217)
- • 동물 학대 전력자도 5년 후면 재영업 가능···동물영업 허가갱신제 허점
-
⑤ 5. 앞으로 5년, 제대로 시행하려면
- • 번식장서 굶겨 죽이고 엄마개 배 가르고···유통 문제 해결 없이 동물학대 막을 수 없어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40115380001671)
- • 번식장서 굶겨 죽이고 엄마개 배 가르고···유통 문제 해결 없이 동물학대 막을 수 없어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尹 선고 뜨거운 관심... "직장 회의실 모여 스크린으로 생중계 시청할 것" | 한국일보
- 최악은 피했지만 관세 25% 떠안은 자동차업계...1차 부품사 700곳은 '생사기로' | 한국일보
- "쌤, 대통령이 잘려요?" 학교서 탄핵심판 생중계··· 교사들 "필요하지만 고민 많아" | 한국일보
- 애순과 관식 같은 부모는 판타지... "부모는 희생해야 한다" 강박 버려라 | 한국일보
- '폭싹 속았수다' 출연 전한길 통편집… '尹 탄핵 반대' 정치색 때문? | 한국일보
- 미국의 파나마 침공 비밀 알아서? 할리우드 각본가의 수상한 죽음 | 한국일보
- [르포] 트라우마가 된 ‘그날’… “가만 있어도 땅 흔들리는 느낌” | 한국일보
- 중환자실 신생아 안고 "낙상 마렵다"... 간호사 '아동 학대' 논란 | 한국일보
- 이번엔 800만원짜리 종이컵?… 발렌시아가 신제품 또 '시끌' | 한국일보
- "한국은 끝났다"... '구독자 2300만' 독일 유튜버의 섬뜩한 경고, 이유는?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