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발전소 59기 중 28기 폐쇄"…그 많은 직원들은 어디로?

세종=조규희 기자,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5. 4. 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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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석탄 대전환(下)
[편집자주] 정부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2036년까지 국내 석탄화력발전소 59기 중 28기를 폐쇄할 계획이다. 탄소 중립, 무탄소 에너지 전환, 지속가능한 발전 에너지 확보는 전세계적으로 피할 수 없는 과제이자 숙명이다. 이와 함께 정의롭고 공정한 에너지 전환도 주요 화두로 떠오른다. 관련 산업계의 기술 전환과 인력 활용, 발전소 주변 지역과의 화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전력생산 30% 차지하는 석탄…서부발전이 앞장서 '전환' 준비
현대로템이 시공한 보령발전본부 공기부상 컨베이어/사진제공=현대로템
올해 태안 화력발전소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었던 석탄발전소가 본격적인 폐쇄 작업에 돌입한다. 당장 한해 전력 생산의 30%를 차지하는 석탄 발전을 안정적으로 대체해야 한다. 인력의 직무 전환도 필수 과제다. 과거 폐광 사례를 고려할 때 지방자치단체의 지속 여부도 고민해야하는 상황이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서부발전의 태안석탄화력 1호기가 올해 말 폐쇄된다. 15만평 규모의 발전소 부지 활용, 관련 인원과 산업, 지자체 발전 등 복잡한 문제가 표면 위에 드러난다는 의미다. 정부와 서부발전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석탄발전의 전환을 모색한 이유이기도 하다.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는 올해 1호기를 시작으로 2026년 2호기, 2028년 3호기, 2029년 4호기, 2032년 5~6호기 등 6개 호기가 단계적 폐지에 들어갈 예정이다. 설비용량만 3GW(기가와트)로 원전 2기보다 많다.

이정복 사장은 지난 25일 충남 태안 본사에서 '태안화력 폐지 영향 최소화를 위한 공동 대응 다짐 결의'를 열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고용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서부발전 에너지전환 지원단도 구성해 운영중이다. 특히 고용노동부 '산업전환고용안정전문위원회'에 사업자, 근로자 대표로 참여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1~6호기 근무 직원은 태안발전본부 내 잔류 발전소 또는 석탄 대체 액화천연가스(LNG) 복합발전소로 재배치한다는 계획이다. 경북 구미, 충남 공주, 전남 여수, 경기 용인 등이 대체 발전 예정지다. 기존 부지 활용도 고려 대상이었으나 장거리 가스관로 설치에 약 2000억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는 등 경제성 확보가 쉽지 않았다.

석탄 화력발전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발전사 직원들은 LNG 및 신재생발전 분야의 전문가로 양성하고 인력 재배치 계획을 수립해 고용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수립할 계획이다.

태안화력에 배치된 협력사 근로자는 비정규직을 포함해 439명인데 해당 인원 전원을 대상으로 전문인력 양성 지원계획을 수립했으며 이론부터 심화까지 단계적 교육을 통해 전환 현장에 즉시 투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역사회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 중이다. 서부발전은 태안화력발전소 폐지에도 불구하고 본사는 태안군에 존속하며 지역지원 업무 관련 조직, 인력, 예산의 축소 없이 예년 수준의 다양한 지역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140년전 경복궁 불 밝힌 석탄화력발전…이제는 역사속으로
2000년9월 촬영된 서울 당인리발전소. /사진제공=서울연구원
석탄화력발전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불을 밝힌 전력원이자 싸고 효율적인 전기 생산과 공급으로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돼 온 에너지다. 이제는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점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지만 석탄화력발전의 역사가 곧 대한민국 발전의 역사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1887년 3월6일 경복궁 건청궁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전등이 점화됐다. 건청궁 전등은 향원정 연못가에 세워진 발전설비에서 생산한 전기를 사용했는데 향원정에서 물을 얻어 석탄을 연료로 발전기를 돌렸다고 한다. 우리나라 석탄화력발전의 시초인 셈이다.

향원정 발전설비가 소규모 자가발전이었다면 '발전소'라고 할 만한 곳은 1930년 서울 마포구 당인리에 세워진 당인리화력발전소가 최초의 석탄화력발전소다. 당인리 1호기는 1만KW(킬로와트) 규모로 건설됐고 1935년에는 1만2500KW 규모의 당인리 2호기가 지어졌다. 해방 이후인 1956년에는 2만5000KW급 당인리 3호기가 전력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1969년에는 5호기, 1971년에는 4호기가 만들어졌다.

40여년간 서울의 전력 공급을 담당했던 당인리 1·2호기는 1970년 임무를 모두 마치고 문을 닫았다. 1982년에는 3호기가 폐지됐고 열병합 발전소로 개조됐던 4호기와 5호기 역시 각각 2015년, 2017년에 수명을 다했다. 현재 당인리 발전소 자리에는 한국중부발전이 800MW(메가와트)급의 LNG지하발전소를 건설해 운영하고 있다.

1940~1950년대에는 영월화력발전소, 삼척화력발전소, 마산화력발전소 등 지방에도 하나 둘 씩 발전소가 건립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이후에는 부산화력발전소, 군산화력발전소, 영동화력발전소 등이 전력 공급을 시작했다.

1970년대 오일쇼크를 계기로 우리나라 화력발전소의 전력원은 유류에서 석탄 중심으로 바뀌게 된다. 1980년대 국내 최대 무연탄화력발전소로 건립된 서천화력발전소는 발전 부문에서 원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시설이었다. 비슷한 시기 만들어진 보령화력발전소는 국내 최초로 건설된 대용량 유연탄 발전설비다.

1990~2000년대 이후에도 태안화력발전소, 동해바이오화력발전소, 하동화력발전소, 당진화력발전소, 삼척그린파워, GS동해전력 등이 지어졌다. 가장 최근 준공된 석탄화력발전소는 지난해 12월 가동을 시작한 삼척화력2호기다.

한편 정부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36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59기 중 28기를 폐지한 후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발전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2037~2038년에는 추가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2기를 무탄소 위주로 전환한다.

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세종=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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