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포럼]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해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다닙니다", "탕탕 후루루룰루", "괜찮아 딩딩딩". 2024년에 유행했던 이 밈(Meme)들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이외에도 유명 아이돌들의 밈 댄스 챌린지 역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밈과 댄스 챌린지는 주로 숏폼(Short-form) 형태로 소비된다.
최근 발표된 '2024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자 중 숏폼 이용자 비율은 70.7%로 전년보다 12.6% 증가했다. 특히 41.8%가 매일 또는 주 5-6일 숏폼을 시청한다고 답해, 웹툰, 실시간 스트리밍 등 다른 콘텐츠보다 더 자주 소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숏폼은 60초 이내 짧은 영상을 뜻한다.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이 대표적인 숏폼 플랫폼이다. 유튜브의 일반 영상 길이가 10-20분인 데 비해, 인기 쇼츠는 평균 15-30초에 불과하다.
숏폼은 대부분 스마트폰 세로 화면에 맞춰져 있어, 사람과 퍼포먼스 위주의 영상이 많다. 주요 콘텐츠로는 댄스 챌린지, 패러디, 음식, 스포츠나 드라마 편집본 등이 있다. 짧은 시간 내에 주목을 끌어야 하다 보니 노출, 사건 사고 등 자극적인 콘텐츠도 넘쳐난다.
숏폼은 '짧지만 강렬하다'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런 짧고 강한 콘텐츠의 소비로 등장한 용어가 '도파밍(Dofarming)'이다. 도파민(Dopamine)과 게임에서 아이템을 모으는 행위를 뜻하는 '파밍(Farming)'의 합성어로, 자극적이고 새로운 재미와 즐거움을 찾아 헤매는 현상을 말한다.
도파민은 동물의 중추신경계에서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중추신경계는 뇌와 척수로 이루어진 신경계로, 우리 몸의 감각과 운동, 생체 기능을 조절한다. 도파민은 신경세포가 분비하는 화학물질로, 중추신경계에서 신체 운동과 뇌 기능 등에 폭넓게 관여한다. 특히 뇌의 보상 회로로 불리는 중뇌-변연계 경로를 통해 보상과 처벌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특정 행동을 하도록 동기를 유발하고 그 행동에서 즐거움을 느껴 반복하게 만드는 강화효과로 집중력, 정확도, 인내와 끈기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지만 도파민의 과다 분비나 결핍은 부정적 영향을 초래한다. 도파민 과다 분비 시 수면 장애, 강박증, 심지어 조현병까지 유발할 수 있다. 반대로 부족 시 지루함, 우울증 등이 나타날 수 있고 감정 조절이 어려워진다. 또한 도파민은 운동 신경 조절에도 관여해, 부족할 경우 파킨슨병처럼 온몸이 떨리고 움직임이 둔해질 수 있다. 도박, 술, 담배 등 자극적인 활동이나 물질은 도파민을 과도하게 분비시켜 강한 쾌락을 유발하고 반복되면 뇌의 보상 시스템이 무뎌져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마트폰 중독, 도박 중독, 쇼핑 중독도 도파민 중독과 관련되며, 최근 숏폼 유행은 디지털 도파민 중독 시대를 알리는 듯하다.
다행히 디지털 도파민 중독에 대한 문제 인식이 제기되면서,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이는 스마트폰,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 사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줄이는 것을 말한다. 과도한 도파민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 시간 낭비, 스트레스 증가 등 부정적 영향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다.
아마존 최고기술책임자(CTO) 워너 보겔스는 2025년 미래 기술을 전망하며 '디지털 디톡스'를 언급했다. 그는 "끊임없는 관심 추구가 불안, 우울증, 산만함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사람들이 점차 '의도적인 단절'과 '본연의 기능에 집중한 기술'로 회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를 들어 일정 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기, 체험 활동 늘리기, 스마트폰 대신 카메라로 사진 찍기 등이다.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아마존의 기술책임자가 디지털과 거리두기를 전망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우리는 과도한 디지털 자극과 도파민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잠깐의 휴식이 주는 즐거움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박근엽 한국원자력연구원 기술정책연구실장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인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 대전일보
- 우주·방산·AI·로봇 등 대전형 창업도시 시동… 수도권 쏠림 해소할까 - 대전일보
- 金총리 "삼성 파업 경제피해 100조원 우려도…큰 충격 초래" - 대전일보
-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지급, 18일부터 시작…소득 하위 70% 대상 - 대전일보
- 李정부 국민성장펀드 조성…충청권 미래산업 키울 기회 될까 - 대전일보
- 충청권 주택 매매가…대전·충북 상승, 충남·세종 하락 - 대전일보
- 대전일보 오늘의 운세 양력 5월 18일, 음력 4월 2일 - 대전일보
- 충청 광역단체장 후보들 '1호 공약' 전면전…미래 청사진 경쟁 - 대전일보
- "농지 투기 막는다" 정부 AI·드론·위성 총동원…농지 전수조사 본격화 - 대전일보
- 고물가에 전세사기 여파까지…대전 부동산 '당근' 찾는다 -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