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방어는 한국이 맡으라는 美… 방위비 분담 인상 압박 쓰나미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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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방비 삭감' 기조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북핵 대응을 위한 미군 전략 자산 전개 비용 청구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의 투입, 그리고 이 두 가지와 연계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및 국방비 증액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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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비 국방 정책차관 지명자 주장과 일치
주한미군 대만 유사시 활용·북핵 억제 관련 비용 요구 가능성
"대중국 견제 정책 호응 정도 따라 미국 압박 수위 조절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방비 삭감' 기조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비공개 내부 문서 '임시 국방 전략 지침'을 보도하면서다.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 억제와 본토 방어에 집중하고, 북한·러시아·이란 등의 위협은 동맹국에 맡기겠다는 게 지침의 골자다. 동맹국들에는 미국이 줄이는 국방비를 부담하라는 압박도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에는 북한 방어를 맡긴다는 계산이다. 한국은 탄핵 국면으로 컨트롤타워마저 부재한 상황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북핵 억제 비용 부담을 전제로 한, 예상을 한참 웃도는 청구서를 받아들게 될 처지에 놓였다.
우선 정부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31일 정례브리핑에서 '주한미군이 대만 방위 역할을 겸하는 방향으로 역할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주한미군의 가장 큰 역할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하는 것이고 이는 변함이 없다"며 "주한미군의 역할은 한미가 전략적으로 판단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이라는 가상의 상황을 전제로 우려를 키우기보다, 현 상황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 비용 청구서 날아올 것"

하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은 다르다. 이번 지침의 내용이 미 국방부 정책차관으로 지명된 엘브리지 콜비의 주장을 그대로 담고 있는 만큼 그가 강조해 온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와 북핵 대응 입장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콜비 지명자는 그간 '주한미군은 중국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최후의 선택지로 한일의 우호적 핵확산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 방향 변화에 따른 한국의 당면과제로는 크게 3가지가 꼽힌다. △북핵 대응을 위한 미군 전략 자산 전개 비용 청구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의 투입, 그리고 이 두 가지와 연계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및 국방비 증액 요구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장 중요하게 인식해야 할 문제로 "미국이 대만 문제만 언급하고, 북핵과 관련된 한반도 안보 위협은 거론하지 않은 점"을 꼽았다. 이는 곧 미군이 북핵 억제를 위해 전략폭격기, 핵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비용을 한국이 지불해야 한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방위비 재협상+국방 예산 증액, 더블 압박

주한미군 역할 조정에 따른 한반도 안보 공백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상군 위주인 주한미군은 앞으로 평택의 해군, 오산의 공군 위주로 재편을 본격화해 중국 견제에 활용할 것"이라며 "지상 작전은 우리 군에 맡길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금보다 군은 상당한 수준의 전력 강화를 몇 년 안에 이뤄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 두 가지 문제는 우리 측 부담을 인상하는 방향의 한미 방위비 재협상은 물론 국방 예산을 증액하라는 압박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엄효식 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현재 정부가 비용 문제로 주저하고 있는 아파치 헬기 2차 도입 사업 등 미국산 무기 구매를 통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단순한 해법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세계 각국이 트럼프 정권이 유지되는 동안 미국에 얼마나 부합하느냐를 두고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요구 조건을 어디까지 들어주면서 비용 압박을 최소화하느냐가 관건"이라며 "한국이 대중국 견제 정책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호응하느냐에 따라 미국은 압박의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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