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호소인’ 김수현, 교제는 맞으나 그루밍은 아니다[스경X현장]

이다원 기자 2025. 3. 3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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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교제 의혹을 받고 있는 배우 김수현이 31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고 김새론씨와 관계 등 논란에 대해 고개 숙이고 있다. 2025.03.31 한수빈 기자



배우 김수현에 입에선 ‘스타 김수현’이 연거푸 튀어나왔다. 고 김새론과 교제 및 미성년 그루밍 논란에 반박하고 해명하는 자리였지만, 어쩐지 ‘스타 김수현’이 더 강조되는 발언이었다. 스스로 ‘스타 김수현’으로서 거짓을 진실로 인정할 수 없었다며, 고인과 논란에 일일이 반박했다. 그의 해명은 등돌린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까.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 코리아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고 김새론 논란에 얽힌 김수현이 직접 참석해 자신을 둘러싼 루머에 대해 모두 답했다.

미성년자 교제 의혹을 받고 있는 배우 김수현이 31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고 김새론씨와 관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03.31 한수빈 기자



김수현은 먼저 사과 인사를 한 뒤 “나 한 사람 때문에 너무 많은 이가 고통받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고인(김새론)도 편히 잠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 뿐”이라며 “난 스스로를 겁쟁이라고 생각한다. 난 언제나 가진 것을 지키기에만 급급했던 것 같다. 내게 오는 호의조차 믿지 못하고, 항상 무엇을 잃을까, 피해를 볼까 무서워하고 도망치고 부정하기 바빴다. 그래서 이 자리에 서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고 운을 뗐다.

그는 고 김새론과 5년 전 1년여 교제했다고 인정하면서 “처음부터 이 자리에서 모든 걸 다 얘기했으면 어땠을까란 생각을 하기도 했다. 내 결정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혹시 나와 모두를 잘못되게 만드는 건 아닐까란 생각에 매번 망설였다. tvN ‘눈물의 여왕’이 방영될 때에도 주연으로서 지켜야할 것들이 참 많았다. 그때 만약 몇년 전 사귀었던 사람(김새론)과 관계를 인정했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나와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 현장에서 밤을 지새우는 모든 스태프, 이 작품에 모든 걸 걸고 있는 제작사, 그리고 우리 회사 식구들이 걱정됐다. 이렇게 ‘인간 김수현’과 ‘스타 김수현’의 선택이 엇갈릴 때마다 난 늘 ‘스타 김수현’으로서 선택을 해왔던 것 같다. 그래서 ‘스타 김수현’으로서 지키기 위해 선택한 모든 것이 나에게 독으로 돌아오면 어떡할까 모든 게 두려웠다”고 속내를 비쳤다.

미성년자 교제 의혹을 받고 있는 배우 김수현이 31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고 김새론씨와 관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03.31 한수빈 기자



그렇지만 다시 돌아간대도 김새론과 열애 부인이란 결정을 했을 거라고 못 박았다. 김수현은 “내 마음 하나 편하자고 그 결정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난 그렇게 할 수 없을 것 같다. 김수현이란 인생을 선택한 사람이 져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선택을 비겁하거나 이기적이라고 비판한다면 얼마든지 받겠다. 그리고 날 아껴주는 모든 이에게도 사과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고 김새론이 미성년일 당시 교제했다는 설엔 강력 부인했다. 김수현은 “난 고인이 미성년자이던 시절 교제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고인이 내 외면으로 인해, 또 소속사가 고인의 채무를 압박했기 때문에 비극적 선택을 했다는 것 또한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부분 연인들과 마찬가지로 헤어진 이후 고인과 따로 연락을 주고받는 건 조심스러운 일이었다. 둘 다 많은 사람에게 얼굴이 알려진 배우이기도 했고, 고인이 나와 같은 소속사에 있었을 땐 고인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던 터라 더욱 그랬다”며 “김새론이 음주운전 사고를 겪었을 때에도 쉽게 연락할 수 없었다. 당시 김새론은 다른 사람과 사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고인에게 어떤 연락을 하는 것이 참 조심스러웠다. 이미 각자 삶을 살고 있는데, 뭐라고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고 김새론 유족들이 유튜버 김세의를 통해 고인과 김수현의 사생활 자료들을 폭로하는 상황을 두고 “지금 이순간에도 걱정이 많다. 그리고 불안하다. 지금 내가 하는 말들이 또 어떤 결과로 돌아올까. 좋게 좋게 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나와 고인의 사생활이 이렇게까지 폭로되는 일은 없었을 것 같다. 그걸로 내가 모욕당하는 일도 없었을 거다. 하지만 난 그럴 수 없었다. 거짓을 사실이라고 인정하라는 강요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내가 강요에 못이겨 거짓을 진실이라고 한다면 나는 인간 김수현으로서뿐만 아니라 스타 김수현에게 믿음과 사랑을 준 모든 이를 배신하게 된다. 그들에게 여러분은 인간쓰레기를 좋아했다고 김수현에게 속은 거라고 평생 남을 고통을 주게 된다. 아무리 연예인으로서 가면을 쓰고 사는 김수현일지라도 그것만은 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수현은 유족 측이 제시한 증거들의 신빙성 의혹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유족이 주장한 음성 파일은 그들이 이 사건을 폭로한 후 새롭게 녹음한 거다. 유족이 처음 공개한 카톡 내용도 마찬가지다. 이 카톡을 고인이 썼다기엔 앞뒤가 안 맞는게 많다. 고인이라면 나와 고인의 나이차이를 틀릴 수 없고, 또 4년간 몸담았던 소속사 이름과 계약기간을 다 틀릴 수도 없다”며 “고인은 우리 회사에서 소속 배우로만 활동했다. 신인 캐스팅이나 비주얼 디렉터로 일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족이 주장한 카톡 증거들을 믿을만한 수사기관에 의뢰한 결과 유족이 제출한 2016년과 2018년 카톡 발화자가 서로 다른 사람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모두 김수현과 나눈 카톡이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다.

미성년자 교제 의혹을 받고 있는 배우 김수현이 31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고 김새론씨와 관계에 대한 입장을 밝힌 후 변호사와 함께 나서고 있다. 2025.03.31 한수빈 기자



김수현은 “유족 측의 증거가 진실이라면 수사기관에 모든 자료를 제출하고 법적 절차를 통해 검증받을 걸 요청한다”며 “내가 한 일에 대해선 어떤 비난도 다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하지 않은 건 하지 않은 거다. 지금도 날 믿어주는 사람들을 위하여 그것만큼은 밝히고 싶다. 날 믿어달라고 하지 않겠다. 꼭 증명하도록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유튜버 김세의는 지난 10일 고인이 된 김새론이 미성년자 시절부터 김수현과 교제했으며 그의 소속사인 골드메달리스트로부터 7억 원을 갚으라는 내용증명을 받은 뒤 심리적 고통을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김세의를 통해 골드메달리스트와 김수현, 그리고 유튜버 이진호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애초 교제 사실을 부인하던 김수현 측은 결국 김새론과 교제를 한 것은 맞으나 고인이 성인이 된 이후 교제했다고 주장했고, 내용증명을 보내게 된 경우에 대해 상세히 해명했다. 그러나 김세의는 김수현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김수현과 고 김새론의 사적인 사진과 영상, 편지 등을 공개하는 중이다.

김수현의 소속사는 가세연과 김새론의 유족, 그리고 김새론의 이모라고 주장하고 있는 ㄱ씨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물배포등)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또한 120억원에 이르는 손해배상소송도 서울중앙지법에 접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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