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삶터 불탔는데 “파괴의 미학”이라는 경북지사

심우삼 기자 2025. 3. 3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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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산불로 26명이 숨지고 서울의 약 75%에 해당하는 면적이 피해를 입은 가운데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산불 피해 복구를 언급하며 "파괴의 미학"이라는 표현을 써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지사는 31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산불 피해 지역의 낙후성을 언급한 뒤 "파괴의 미학이라고, 파괴된 데에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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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산불에 초토화가 된 경북 청송군 진보면 기곡리 한 마을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연합뉴스

경북 산불로 26명이 숨지고 서울의 약 75%에 해당하는 면적이 피해를 입은 가운데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산불 피해 복구를 언급하며 “파괴의 미학”이라는 표현을 써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지사는 31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산불 피해 지역의 낙후성을 언급한 뒤 “파괴의 미학이라고, 파괴된 데에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금부터 새로운 나라, 새로운 지역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내며 한 말이다.

이를 두고 평생 일군 삶터를 잃고 망연자실한 주민들의 심경을 고려하지 않은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파괴의 미학이라는 표현은 파괴적 행위가 창조로 이어지는 역설을 뜻하는 말로 주로 예술 계통에서 쓰인다. 더구나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재민만 여전히 수천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지역 발전을 성급하게 언급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지사의 발언을 두고 “계엄군 끌고 계몽이라 우기는 내란수괴 졸개답습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가 12·3 내란사태를 일으킨 내란죄 피고인 윤석열 대통령을 비호해왔다는 점과 이번 발언을 연결 지어 비판한 것이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2일 윤 대통령을 ‘각하’(권위주의 시대 대통령을 높여 부르던 말)로 부르자는 내용의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각하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일종의 언어유희였으나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달 8일엔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단상에 올라 애국가를 불러 정치 중립 위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규현 변호사도 이날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부동산으로 이익을 보기 위한 개발 투기꾼들의 논리다. 어떤 재난이 벌어지든 저기다 뭘 개발하겠다는 (속마음이) 은연중에 나온 것 아니냐”며 “산불을 그냥 방임했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피해 지역 주민들을 배려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사라졌는데 대응 방법을 강구하는 게 아니라 싹 다 밀고 새로 뭐 할지 궁리부터 하느냐”고 지적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저기 밀어버리고 새로 지으려고 불 질렀나”라고 꼬집었다. “사람이 불에 타 죽었는데 파괴의 미학이라니”, “남의 나라에도 그런 말은 안 해야 하는 것”, “도시자 집도 파괴돼서 그 미학을 느껴보라”는 반응도 나왔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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