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약탈적 광물협정’ 거부 의사···트럼프 “큰 문제 생길 것”
우크라 자원 및 인프라 ‘약탈적 협정안’에
젤렌스키 “받아들일 수 없어”
EU도 젤렌스키 편들며 경계 목소리
트럼프 “젤렌스키, 큰 문제 생길 것”

러시아는 속을 알 수 없는 능구렁이었고, 우크라이나는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하면 24시간 이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취임 10주가 넘어가고 있는 현재 휴전 협정도, 광물 협정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미국의 중재로 산통 끝에 나온 러·우 부분 휴전 합의안도 러시아의 시간끌기 속에 이행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안한 광물협정도 ‘약탈적 내용’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난항에 처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8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새로 제안한 광물협정 초안에 대해 “우크라이나 헌법은 우리의 갈 길이 유럽연합(EU)을 향하고 있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미국으로부터 초안을 공식적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새 광물협정 초안은 미국이 사실상 우크라이나 모든 천연자원 및 인프라에 대한 광범위한 통제권을 가지는 내용으로 “현대 외교에서 전례가 없는 19세기식 조약” “강도”라는 비판을 받았다. 재건투자기금을 통해 우크라이나 희토류, 석유, 가스와 같은 광물 자원을 넘어서 우크라이나에서 채굴할 수 있는 모든 금속과 자원 개발 인프라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재건투자기금 이사회의 이사 5명 중 3명은 미국에서 선정해, 실질적으로 미국이 통제하는 구조다.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안전 보장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EU는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EU 집행위원회의 파울라 피노 대변인은 이날 “미국 기업에 특혜를 부여할 수 있는 조항을 검토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와 EU의 관계, 특히 EU 가입 협상의 관점에서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면적 기준으로 (러시아 다음으로) 유럽에서 가장 큰 나라에서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전례 없이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새 초안에 대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우크라이나의 경제적 주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엄격한 제한으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계획과 상충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우크라이나가 광물협정 체결에 난색을 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워싱턴으로 복귀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젤렌스키는 광물협정을 맺지 않으려 하고 있다”며 “만약 그가 그렇게 한다면 그는 큰,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장관은 “다음주에 본격적 논의와 함께 서명까지 할 수도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지만 현재로선 체결 전망이 밝지 않다.
지난 2월28일 백악관을 찾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설전 끝에 ‘노딜’로 협정이 무산된 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및 정보 지원을 중단하는 극단적 조치를 취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사과하면서 군사·정보 지원은 재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미국이 또다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정보 지원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3281657001
https://www.khan.co.kr/article/202503311356001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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