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족 때문”…‘괴물 산불’ 와중에 산에 폐오일 뿌린 60대의 진술

박선우 객원기자 2025. 3. 3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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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수사 착수 소식에 자수…“방화 의도 없었다”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31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화성서부경찰서는 최근 자수한 60대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지난 3월21일 화성 태행산 정산 부근 데크에 자동차 폐오일을 뿌린 혐의다. ⓒ경기소방본부 제공

역대 최악의 산불로 전국의 산간이 화마에 휩싸였던 시기 수도권 소재 산의 정상 부근에 폐기름을 뿌린 60대 남성이 경찰에 자수했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화성서부경찰서는 60대 A씨를 최근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지난 21일 오전 7시50분쯤 화성시 비봉면 태행산 정상에 위치한 데크에 자동차 엔진에서 얻은 폐오일을 뿌린 혐의다.

A씨가 폐오일을 뿌린 후 등산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등에선 '태행산 정상 부근에서 인화물질 냄새가 난다'는 취지의 소문이 돌았고, 한 시민이 지난 27일 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경찰의 수사 착수 소식을 다룬 언론 기사를 보고 이튿날인 28일 자수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자동차 정비업계 종사자로서 평소 태행산을 즐겨찾다 숙영 장비를 갖고 산을 오르는 일명 '백패킹족'의 태행산 방문이 늘자 이번 일을 저질렀다. 일부 등산객이 숙영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태행산 곳곳에 버리는 것을 보고 화가 나 폐오일을 뿌렸다는 것이다. 그는 "백패킹을 하는 등산객이 늘어나서 (데크에) 폐오일을 뿌린 것"이라면서 "불을 내려고 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경찰 또한 A씨의 행위를 방화 미수로 보긴 어렵다는 쪽에 무게를 둔다. 폐오일은 알코올 및 휘발유처럼 인화성이 높은 물질이 아닌 점, A씨가 불을 붙이려 시도했던 흔적이 없는 점 등이 이같은 판단의 근거다.

한편 지난 21일부터 경남 및 경북 지역을 집어삼킨 초대형 산불로 30명이 사망하는 등 총 75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산불영향 구역 추산치 4만8000㏊에 주택 약 3000동 전소 등 심각한 산림 및 재산 피해도 다수 발생했다. 정확한 피해 규모 집계가 진행중인 가운데 일각에선 인명과 재산 피해 모두 역대 산불 역사상 최대 규모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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