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유보지에 주택건설 안돼, 기업 시설 들어와야”
구민 미래 위해 R&D센터 등 필요
SH공사 ‘장기전세주택’ 계획 반대
올해 중점추진과제 ‘지역균형발전’
노후 주거지 ‘고도제한 완화’ 핵심
![진교훈 서울 강서구청장이 지난 26일 강서구청 집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서구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31/ned/20250331114500498mqpq.jpg)
“마곡지구 유보지에 주택을 짓는 일은 안되는 일입니다.”
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 산업단지 7만4989㎡규모의 유보지에 아파트 건립이 검토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신혼부부를 위한 장기전세주택 ‘미리내’를 공급해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복안이다. 황상하 신임 SH공사 사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이라, 실체가 있는 이야기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이에 분명하게 반대 의사를 밝혔다. 땅의 용도 자체가 주택 용지가 아니라 했다. 3월 26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다.
진 구청장은 “마곡지구 유보지는 산업용지인 만큼 R&D 단지나 기업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 관련 시설이 들어오길 희망한다”며 유보지는 강서 구민들의 ‘미래먹거리’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서구는 청년주택뿐 아니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의에 따라 구유지를 활용한 주택을 짓고 있다. 굳이 전세주택을 지을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라며 “마곡지구 유보지 개발은 당초계획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 관련 시설과 함께 마곡지구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문화체육시설 등 주민편의시설이 들어와야 된다”고 강조했다. 2018년 마곡지구 유보지는 마곡 R&D 융복합 혁신거점 구축계획에 따라 미래산업을 위한 전략적 유보지로 지정된 이후, 6년 동안 사업에 진척이 없었다.
진 구청장이 강서구민의 먹거리 확보에 목소리를 높이는데는 이유가 있다. 경기 침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계엄사태로 강서구의 민생경제가 사실상 고꾸라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구민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서라도 미래 먹거리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이 진 구청장의 생각이다. 그는 “현장에 나가 보면 빈 상가가 늘고 있고,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많이 들린다”며 “최근 무역장벽 확대, 내수부진, 정치적 불확실성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진행된 날에도 진 구청장은 소상공인 저리대출을 위해 서울신용보증재단과 신한·우리·하나은행과 협약식을 진행했다.
마곡 마이스(MICE·기업 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 산업 단지 개관, 가양동 CJ부지 개발, 김포공항혁신 지구 등 신경제축이 미래 먹거리 개발의 핵심이다. 진 구청장은 “지난해 말 마이스산업단지를 개관할 때에도 전통시장 상인과 소상공인의 반대가 있었다. 그럼에도 ‘이건 강서구 전체의 미래 발전을 위해서는 이건 꼭 가야 될 길’이라고 생각했다. 여러 가지 협상과 협의를 거쳐 원래 계획대로 개관했다”고 했다. 또 “CJ 부지 개발 같은 경우도 강서구의 미래 발전을 위해서 빨리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취임하자마자 건축허가를 승인했다”고 덧붙였다.
김포공항 혁신지구 개발과 관련해 진 구청장은 “단순히 공항 주변 개발에 그치지 않고, 강서구의 새로운 경제와 산업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며 “일본 도쿄의 하네다공항이나 싱가포르 창이공항처럼 공항 중심의 경제 거점으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포공항 혁신지구 개발 사업에는 2033년까지 약 2조9640억원이 투입된다.
그는 보궐선거로 취임한 구청장이다. 구정을 이끈지 이제 약 1년 반이 흘렀다. 경찰대를 나와 경찰 행정가로 이름을 날렸던 그의 새로운 도전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은 그가 꼽는 성과중 하나다. 강서구는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된 지역으로, 특히 20~30대 사회 초년생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구청장으로 취임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전세사기 피해 전수 실태조사와 피해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소송비 지원과 피해주택 개보수 사업을 진행했다. 또 정부 정책 개선을 적극 건의해, 전세사기특별법 개정과 LH 매입협의 등 주거지원 강화를 이끌어냈다.
그는 “전세사기의 주체는 임대 사업자다. 임대사업자의 범의(범죄의지)를 차단하기 위해, 임대사업자에 대한 사소한 잘못도 다 들여다봤다”고 말했다. 취임 후 일자리 수도 늘었다. 특히 2023년 3566개 수준이던 어르신일자리 수는 지난해 5433개로 증가했다. 올해와 비교해 2년 새 52%가 늘어난 것이다. 진 구청장은 지난해 1월 어르신일자리 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어르신일자리 창출에 공을 들였다.
올해 중점 과제는 지역 균형 발전이다. 그는 “강서구는 새롭게 개발된 마곡지역 일대와 화곡동, 공항동 등의 노후 저층 주거지역 간의 지역 불균형 해소가 가장 중요한 현안과제”라며 “얼마 전 ‘균형 발전을 위한 원도심 활성화 종합 계획’ 연구 용역을 마쳤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형태의 재개발 재건축 수요들이 지금 있다. 이들 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밑그림을 그려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강서구 균형발전의 핵심은 고도제한 완화다. 강서구는 김포공항으로 인해 전체 면적의 97.3%가 고도제한에 묶여 지역 발전과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에 큰 제약을 받아 왔다. 하지만 2023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항공 고도제한 국제기준을 전면 개정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변하고 있다. ICAO의 고도제한 국제기준 완화가 2025년 발효· 2028년 전면시행으로 예정돼 있다.
진 구청장은 “고도제한 국제기준 완화는 각국의 의견을 듣고 진행되기 때문에 시기가 조정될 우려도 있다. 2025년 발효, 2028년 전면 시행의 기존 타임테이블대로 가야 된다는 의견을 다시 한번 전달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제기준이 완화되면 정부도 기준을 이에 맞춰 개정하게 된다. 그는 “강서구가 지난해 마련한 고도제한 완화 기준안에는 기존 45m의 높이 제한을 80m까지 상향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예정대로 진행되면 강서구의 노후 주거지를 바꾸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구의 기준안이 정부 개정안에 우선 반영될 수 있도록 주민 여러분과 함께 지속적으로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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