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과학이야기] 메가미터(Mm)와 피코미터(pm)

2025. 3.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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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 전인 1875년 5월 20일, 프랑스 파리에서 미터협약(Metre Convention)이 체결됐다.

당시 17개국이 참여한 이 협약은, 이후 거의 모든 국가가 동참하면서 오늘날에는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길이, 시간, 질량, 온도 등 다양한 물리적 특성에 대해 동일한 측정 방법과 단위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장차 우주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면, 사람들은 메가미터라는 단위를 익숙하게 사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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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길이형상측정그룹장

150년 전인 1875년 5월 20일, 프랑스 파리에서 미터협약(Metre Convention)이 체결됐다. 당시 17개국이 참여한 이 협약은, 이후 거의 모든 국가가 동참하면서 오늘날에는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길이, 시간, 질량, 온도 등 다양한 물리적 특성에 대해 동일한 측정 방법과 단위를 사용하고 있다.

도량형 통일은 고대부터 중요한 문제로 여겨져 왔다. 일례로 진나라가 춘추전국시대를 끝내고 중국 전역을 통일하였을 때 가장 먼저 착수했던 과업 중 하나가 바로 도량형 통일이었다. 국가가 도량형을 통일하면 지방의 관리나 호족들이 각자의 잣대로 세금을 징수하는 부패를 막고, 중앙의 일관된 기준을 통해 세수의 공평성을 높일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공통된 도량형은 군사용 도로 정비, 성벽 축조 등에 필수적이며, 각종 물자 생산량에 대한 통계를 산출해 정책에 반영할 때도 효과적이었다. 진시황이 도량형 통일에 힘쓴 이유다.

1875년 파리에서 체결된 미터협약에서 길이 단위인 '미터(m)'가 중심이 된 이유는 길이가 사람들의 실생활에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덕분에 오늘날 전 세계 많은 사람이 미터라는 단위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1 미터(m)가 어느 정도 크기인지 바로 감을 잡을 정도를 넘어 1 센티미터(㎝, 100분의 1m)나 1 밀리미터(㎜, 1000분의 1m), 혹은 1킬로미터(㎞, 1000m)처럼 미터 앞에 붙는 접두어, 즉 '센티(c)', '밀리(m)', '킬로(k)'도 익숙하게 사용한다. 신발 크기를 이야기할 때 0.27m 대신 자연스럽게 270㎜로 사용하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를 말할 때도 약 400㎞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산업의 발달과 더불어 실생활에서 사람들이 접하는 길이, 혹은 거리의 범위가 다양해지면서 길이 물리량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그만큼 확장된 결과다. 최근에는 어린 학생들조차 나노미터(nm, 10억 분의 1m)라는 표현을 종종 사용한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등이 발전하면서 눈으로 볼 수조차 없는 미세한 영역, 즉 나노미터 영역까지 사람들의 인식 범위를 넓힌 덕분이다.

다만 아직 우주 영역에는 우리의 인식이 자연스레 도달하지 못한 듯하다. 사람들은 흔히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가 약 380,000킬로미터라고 표현한다. 접두어를 적극 사용하는 우리라면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를 380메가미터(Mm, 1000000m)라고 표현하는 게 더 자연스러운데 아직은 메가미터라는 표현에 익숙지 않다 보니 0을 여러 개 붙여서 킬로미터를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장차 우주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면, 사람들은 메가미터라는 단위를 익숙하게 사용하게 될 것이다. 혹은 반도체 산업이 지금보다 한 수준 점프하여 1나노미터보다 더 작은 선폭(Line Width)에 도달하게 되면, 피코미터(pm, 1조분의 1m)라는 용어가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오늘날 과학의 발전은 과거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므로 생각보다 가까운 미래에 메가미터, 혹은 피코미터라는 표현을 주위에서 쉽게 듣게 될 것 같다. 그런 날이 도래했을 때 대한민국의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메가미터, 피코미터에 대한 정확한 측정 방법을 제시하고 관련 표준을 선도적으로 확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혁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길이형상측정그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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