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몸살 앓는 부산 감천문화마을, 특별관리지역 지정

김영동 기자 2025. 3. 3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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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하구의 감천문화마을에는 산자락을 따라 2~3층짜리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감천문화마을은 코로나19 확산 전 해마다 200만~300만명이 찾을 정도로 부산 대표 관광지인데, 동네 주민은 '오버 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여러 불편을 겪어왔기에 사하구가 주민-관광객 상생 방안을 찾기 위해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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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감천문화마을 ‘어린 왕자’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려 관광객들이 줄을 선 모습. 김영동 기자

부산 사하구의 감천문화마을에는 산자락을 따라 2~3층짜리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집들이 계단처럼 여러 층을 이룬 이 마을 풍경이 마치 고대 잉카 유적 ‘마추픽추’와 닮았다고 해서 ‘부산의 마추픽추’로 불린다.

지난 25일 찾은 이곳은 평일인데도 외국인 관광객 등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방문객들은 한복을 차려입고 골목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감천항이 내려다보이는 ‘어린 왕자’ 포토존에는 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 전북에서 가족과 함께 이곳에 온 김상욱(57)씨는 “사람이 이렇게 붐빌지는 몰랐다”며 “나 같았으면 시끄러워서 (이 마을에) 못 살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 주민 반응은 엇갈렸다. 유아무개(80)씨는 “많은 사람이 오가는 것이 무료하게 지내는 것보다는 좋다”고 말했다. 반면, 마을 음식 가게에서 만난 이아무개(71)씨는 “시끄러운 건 둘째 치고, 마을 다니기가 너무 불편하다. 좁은 마을 길을 승합차도 자주 다니고 사람 왕래도 잦다. 뒤섞이면 억수로 복잡하고 위험하다”고 했다.

부산 감천문화마을 골목길을 관광객이 지나다니고 있다. 김영동 기자

부산 최고 관광지로 꼽히는 감천문화마을이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다. 관할 지자체인 사하구는 이달 말까지 ‘감천문화마을 특별관리지역 지정 및 관리계획 수립 연구용역’ 업체를 선정해 수행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용역은 6천만원을 들여 6개월 동안 진행된다. 사하구는 올해 하반기에 용역이 끝나면 특별관리지역 지정에 나설 계획이다. 감천문화마을은 코로나19 확산 전 해마다 200만~300만명이 찾을 정도로 부산 대표 관광지인데, 동네 주민은 ‘오버 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여러 불편을 겪어왔기에 사하구가 주민-관광객 상생 방안을 찾기 위해 나선 것이다.

앞서 사하구는 지난 1월 ‘사하구 관광진흥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조례안에는 감천문화마을이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관광객 방문 시간제한, 입장료 징수, 차량 통행 제한, 편의시설 설치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난 20일 사하구의회에서 안건 심사에 들어갔고, 이르면 이달 말 일부 개정 조례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 감천문화마을 골목길을 관광객이 지나다니고 있다. 김영동 기자

사하구는 용역을 통해 오후 6시 이후 감천문화마을에 정해진 5개 관광 코스 외에 마을 진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시행해 상황을 살펴볼 계획이다. 또 주민과 관광객 통행 불편을 덜어내기 위해 승합차의 마을 안 진입을 제한할 방침이다.

감천문화마을을 지나는 도로 확장 공사도 진행된다. 사하구는 1100여억원을 투입해 감천사거리부터 서구 아미성당까지 1.5㎞ 구간을 왕복 2차로에서 4차로로 넓히는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공사는 2028년 착공해 2031년 준공할 계획이다.

사하구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여러 방안의 실현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주민 의견을 들어본 뒤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명수 감천문화마을 주민협의회 부회장은 “(감천문화마을은) 한해 200만~300만명이 찾는 관광지인데, 시내버스 정류장이 마을 근처에 단 한곳도 없다”며 “사하구와 부산시는 대중교통 확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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