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단은커녕 사고 고지도 없었다··· NC파크 초유의 구조물 추락 ‘2명 중상’, 아찔한 추후 대처

NC 홈 구장 창원NC파크 벽면에 설치된 알루미늄 루버 구조물(상단 가운데)이 지난 29일떨어져 관객 2명이 크게 다쳤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경기 도중 창원NC파크 구장 구조물이 추락해 관객 2명이 크게 다치는 초유의 사고가 벌어졌다. 구장 안전관리는 물론 홈팀 NC(대표이사 이진만)와 KBO의 사고 이후 대처가 적절했는지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 29일 NC와 LG 경기 시작 이후 20분가량 지난 오후 5시20분쯤 창원NC파크 3루 방향 매점 위 벽면에 설치된 길이 2.6m, 폭 40㎝ 알루미늄 루버 구조물이 떨어졌다. 구조물은 매점 천장에 떨어진 뒤 튕겨 나가 이날 경기를 관전하러 온 여성 2명을 덮쳤다. 머리를 심하게 다친 A씨는 수술 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쇄골을 다친 B씨는 골절로 치료 중이다.

전례 없는 대형 사고가 벌어졌지만, 경기는 9회까지 진행됐다. 경기 종료 후 다음날 경기(30일) 취소가 결정됐다. 안전 점검을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다음날 경기를 취소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정작 당일 경기는 끝까지 진행됐다.

루버는 채광과 통풍을 원활하게 하려고 설치하는 구조물이다. 사고 구역 외에 창원NC파크 2개 구역 벽면에 같은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2개 구역에 대한 통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루버 외에 다른 형태로 매달려 있는 구조물도 다수였다. 강풍이 추락에 영향을 끼쳤을 것 같다는 구단 설명에 따르면 다른 구역에서 같은 사고가 벌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도 경기가 계속됐다. 경기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은 KBO에 있다. KBO는 “현장 경기감독관의 보고를 받았다. 그라운드 안에서 벌어진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대로 경기를 진행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홈팀 NC는 사고와 관련해 어떤 내용도 관중에게 알리지 않았다. 같은 공간에서 대형 사고가 벌어졌는데, 경기장을 찾은 관객들은 사고가 났다는 것도 몰랐던 셈이다. 사고 이후 양 팀 협의로 앰프 응원까지 중단했는지만, 정작 중단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NC 구단은 “관련 논의를 했지만, 사고 내용을 알렸다가 오히려 혼란이 가중되고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창원NC파크. 연합뉴스

KBO는 30일 경기에 앞서 잠실, 고척, 사직, 대전 등 경기가 열린 4개 구장 대상으로 KBO 경기운영위원과 구단 관계자들이 구장 내·외부 각종 구조물과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을 했다고 밝혔다. NC는 사고 구역을 포함해 구장 안전 점검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주말이라 점검 업체 섭외가 쉽지 않다. 4월 1~3일 창원NC파크에서 예정된 NC와 SSG의 3연전이 치러질지도 아직 불확실하다. KBO는 안전 점검과 관련 NC 측 설명을 들은 뒤 경기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사고 경위와 책임 소재 등이 가려져야 한다. NC 구단은 “야구장에 대한 안전점검은 창원시가 시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가장 최근은 2023년 1~2월 창원시설공단에서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책임 소재는 구장 관리·운영과 관련한 창원시와 NC 구단 사이 세부 계약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경찰은 사고 경위와 책임 소재 등을 두고 조만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