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도는 쌀… '재배면적 감축'이 농업 경쟁력 열쇠
'과잉생산-쌀 가격 하락-시장격리' 악순환 벗어나려는 선택
쌀 소비 감소… 전문가 "감축 달성시 식량작물 생산액 증가"

한국인의 주식 '쌀'이 남아돌고 있다.
미식의 시대, 대체 먹거리가 넘치며 삼시세끼 중 쌀밥이 오르는 횟수는 점차 줄고 있다.
농민의 구슬땀이 일군 황금들녘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한 알 한 알 소중히 탈곡한 쌀알이 정부 비축미 창고에 쌓이는 현실은 씁쓸하다.
이 같은 현실은 '과잉생산-쌀값 하락-시장격리'의 악순환 굴레를 부추긴다. 정부가 추진 중인 '벼 재배 면적 축소 정책'을 농민의 터전을 줄이는 것이 아닌, 농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기회로 받아들여야 할 시기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2021년부터 4년 연속 과잉생산에 따른 쌀값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120만톤의 쌀을 매입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조 6000억 원. 천문학적 금액의 쌀이 정부 창고에 갇힌 셈이다. 재배면적이 수요에 비해 과다한 현 구조에서 초과생산에 따른 시장격리의 손실 금액은 1만톤당 286억 원에 달한다.
혈세를 막기 위해 농식품부는 그동안 벼 재배 면적 감축을 적극 추진해 왔다. 다만 벼 재배로 회귀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벼 회귀 면적은 2023년 9000㏊에서 2024년 1만 9000㏊로 늘었다.
이처럼 쌓여가는 쌀을 소비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아침밥 먹기 캠페인 등을 지속 펼치며 쌀 소비 촉진을 독려하지만, 변화된 식문화 흐름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통계청의 '2024년 양곡소비량 조사'를 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23년 대비 1.1%(0.6㎏) 감소한 55.8㎏으로 집계됐다. 쌀 소비량은 1981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30년 전인 1994년 대비 절반 수준이다.
농식품부는 농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양보다 질'을 선택했다.
벼 재배면적 감축을 통해 적정생산이 이뤄지면 쌀값 및 농가소득 안정이 가능하지만, 구조적 과잉생산이 지속되면 쌀값 폭락으로 농업인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전체 쌀 재배 감축실적 목표를 총 8만㏊로 설정하고, 지자체별 목표면적을 부여했다. 충청권의 경우 충남 1만 5763㏊, 충북 3737㏊, 세종 373㏊, 대전 126㏊가 배정됐다.
쌀 재배 면적 감축을 이행한 농가는 공공비축미 매입 등 정부차원의 다양한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타작물을 심는 농가를 위한 전략작물 직불제 예산은 지난해 1865억 원에서 올해 2440억 원으로 늘렸다. 타작물 전환을 위한 전용 장비를 지원하고, 배수로 등 기반시설 정비를 돕는다. 자율감축의 경우 공공비축미 매입 때 우선권이 부여된다.
변상문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앞으로 벼 재배면적 감축을 통해 수급 상황을 개선하고 맛과 품질 좋은 쌀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정책 노력을 지속하겠으며, 쌀 시장의 안정을 위해 산지쌀값과 재고 상황을 면밀히 살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벼 재배 면적 축소는 농업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기회라는 입장이다.
김용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장은 '2025년 농업·농가경제 동향과 전망'을 통해 "식량작물 생산액 전망의 중요한 변수는 정부가 벼 재배면적 조정제로 8만㏊를 감축하겠다고 제시한 것"이라며 "감축량이 달성된다면 식량작물 생산액은 6.2% 증가할 것이고 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0.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쌀 재배면적 조정제가 어느 정도 정착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농민들의 반발이다. 농민단체는 "벼 재배면적 조정제는 농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도 농민들의 울부짖음을 헤아리고 있다. 다만 '영양보다는 다이어트', '밥 대신 빵'을 선호하는 대한민국의 변화된 식문화는 '벼 재배면적 조정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지자체들은 농민을 설득하기 위한 전방위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양완식 세종시 도농상생국장은 "쌀 적정생산과 수급안정을 위해 전략작물로 전환이 필요하다"며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해 농가의 자구적인 노력이 필요한 만큼 벼 재배면적 감축 정책에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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