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지분 열세 속 경영권 방어 성공… ‘이사 17명’ 앞세운 MBK·영풍 이사회 장악 저지
주총 직전까지 ‘상호주 제한’ 수싸움
영풍 의결권 제한으로 MBK·영풍 이사회 장악 수포
‘홈플러스 논란’ 김광일 MBK 부회장 이사회 합류
고려아연 “제2의 홈플러스 사태 막은 것”
문병국 노조위원장 MBK·영풍 작심 비판

양측 공방은 28일 서울 용산구 소재 몬드리안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 직전까지 이어졌다. 주총이 시작된 이후에도 고성이 오가면서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번 주총 관건은 이사회 장악에 있었다. 적대적 M&A에 나선 MBK·영풍 연합이 이사회 정원 상한이 없는 허점을 노려 17명에 달하는 이사 추천으로 이사회 장악을 시도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이사 수 상한을 19인으로 제한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해 공세에 대응했다. 열세인 지분율은 해외 자회사를 활용한 순환출자 고리 형성으로 해소했다. 상법상 이렇게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되면 ‘상호주 제한’이 적용된다. 고려아연 자회사가 영풍 발행주식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취득하면 영풍은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되는 것이다.
앞서 고려아연 호주 자회사 썬메탈홀딩스(SMH)가 영풍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면서 ‘영풍-고려아연-SMH-영풍’의 순환출자 구조가 형성됐다. 해당 영풍 지분은 고려아연 호주 손자회사인 SMC(썬메탈코퍼레이션)가 보유했던 물량으로 현물배당을 통해 SMH로 넘어갔다. 이에 MBK·영풍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 상호주 제한을 해소하고자 했다. 하지만 SMC와 달리 SMH는 주식회사로 인정받으면서 MBK·영풍 측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다. 이후 고려아연 주총보다 하루 먼저 열린 영풍 주총에서 주식배당(0.04주)을 의결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기습적인 주식배당으로 신주가 발행되면서 SMH가 보유한 영풍 주식 비율이 10% 아래로 낮아진 것이다. 상호주 제한 원칙을 무력화한 조치로 볼 수 있다.
고려아연도 즉각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영풍 지분 1350주를 사들여 10% 넘는 영풍 지분을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은 주총 시작 직전인 오전 8시 54분에 잔고 증명서를 발급받았다고 밝혔다. 영풍 주총 이후 무력화될 수 있었던 상호주 관계가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 되살아난 셈이다.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25.4%의 의결권이 제한되면서 최윤범 회장 측은 승기를 잡았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주총 결과는 국가기간산업인 고려아연이 제2의 홈플러스가 되는 상황을 막아야 하고 자원안보와 글로벌 전략광물 공급망을 지켜야 한다는데 주주와 국민들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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