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부터 미친 드라마' 이정후가 이끌었다…2볼넷 2득점 맹활약→'9회만 4득점' 샌프란시스코, 신시내티에 6-4 대역전승

김건일 기자 2025. 3. 28.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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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 ⓒ연합뉴스/AP
▲ 지난달 28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경기에 출전했던 이정후. ⓒ연합뉴스/AP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지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번 시즌 완주를 준비하는 이정후가 개막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28일(한국시간) 이정후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에서 열리는 신시내티 레즈와 2025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2볼넷 2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볼넷 두 개로 출루한 뒤 모두 홈을 밟았다. 두 번째 득점이 극적이었다. 9회 2-3으로 패배가 눈앞인 상황에서 이정후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홈을 밟아 3-3이 됐고,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역전 3점 홈런이 터지면서 샌프란시스코는 6-4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신시내티 선발이었던 헌터 그린의 공이 워낙 까다로웠다. 그린은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파이어볼러 중 중 한 명이다. 최고 104마일에 이르는 강속구를 뿌린다.

메이저리그 4년 차로 지난 시즌 9승 5패 평균자책점 2.75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이번 시즌은 신시내티 에이스로 낙점받았으며, 2년 연속 개막전 선발 영예도 안았다.

2사 후 첫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초구 87마일 백도어 스트라이크를 지켜봤다. 다음으로 101마일 패스트볼에 기다렸다는 듯 방망이를 냈지만 파울이 됐다.

신시내티 배터리는 3구에 승부를 걸었다. 100마일 바깥쪽 스트라이즈 존에 꽂힌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정후는 0-3으로 끌려가던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볼 카운트 1-1에서 스트라이크 존 위로 오는 98마일 패스트볼을 골라 내며 볼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갔다. 계속해서 몸쪽 볼을 연달아 참아 내면서 볼넷 출루에 성공했다. 이번 시즌 첫 출루. 이어 헬리엇 라모스의 홈런에 홈을 밟았다.

2-3로 한 점 차까지 따라붙은 6회 세 번째 타석에선 바뀐 투수 우완 스캇 바로우를 상대했다.

이정후는 변화구 세 개를 상대로 볼 카운트 2-2를 만들었고 유인구를 골라 내면서 풀카운트까지 끌고 갔다. 하지만 6구 쨰 몸쪽으로 꺾이는 변화구에 헛방망이를 돌렸다.

여전히 2-3으로 끌려가던 9회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경기 마무리를 위해 올라온 신시내티 우완 이안 지보와 대결했다. 볼 카운트 0-2까지 몰렸다가 떨어지는 유인구를 시작으로 볼 세 개를 연달아 골라 내며 승부를 풀카운트까지 끌고 갔다.

이어 6구와 7구를 연이어 커트해 낸 이정후는 8구 볼을 골라 내면서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 맷 채프먼의 안타에 3루까지 진루하면서 1사 1, 3루 기회를 이어간 이정후는 2사 후 패트릭 베일리의 안타에 3-3을 만드는 천금 같은 점수를 팀에 안겼다.

이정후가 물꼬를 튼 샌프란시스코의 공격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2사 1, 3루에서 윌머 플로레스가 쓰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4득점. 9회 신시내티 공격을 막고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 이정후는 이번 시즌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이끌어 갈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이정후는 2024 시즌을 앞두고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메이저리그 무대에 입성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에게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라는 거액 계약을 안기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밥 멜빈 감독으로부터 리드오프 겸 중견수로 낙점받은 이정후는 시범 경기 13경기에서 1홈런 5타점 타율 0.343으로 맹활약하면서 시즌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정규 시즌 도중 수비하다가 외야 펜스에 어깨를 부딪쳐 수술대에 올랐고, 불과 37경기 만에 시즌을 접게 됐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 최종 기록은 홈런 2개와 함께 타율 0.262, OPS 0.641이다.

▲ 이정후는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시즌 절반 이상을 날린 아쉬움을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연합뉴스/AP통신

돌아오는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는 물론이고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큰 관심사였다. MLB닷컴은 2025시즌을 앞두고 "이정후는 스프링 트레이닝을 제대로 소화할 것이다. 만약 이정후가 반등해 KBO리그에서 7시즌 동안 보여줬던 공격 수치를 보여준다면 대형 변수가 될 것"이라며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의 가을 야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친 이정후는 보란듯이 맹타를 휘둘렀다. 스프링캠프 초반 4할 대 타율에 1이 훌쩍 넘는 OPS로 주요 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그런데 지난 16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경기를 앞두고 허리 통증으로 빠졌다. 22일 인터뷰에서 이정후는 "아침에 자고 일어났더니 허리가 아프더라. 쥐가 난 것처럼 경련이 느껴졌다. 이후 통증은 더 심해졌다. 왜 아픈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 등의 담이 올 때까지 쾌조의 타격 컨디션을 과시하며 올 시즌 기대치를 높인 이정후 ⓒ연합뉴스/AP통신

이정후가 시범경기에 연이어 결장하면서 개막전 출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결과 구조적인 손상이 드러나지 않았다. 이어 상태가 빠르게 호전되면서 24일 샌프란시스코 산하 트리플A 팀과 연습 경기로 복귀전을 치렀다. 첫 타석부터 2루타를 터뜨려 여전한 타격 능력을 자랑했다.

이후 이정후는 시범경기 마지막 세 경기에 연속 선발 출전해 건강한 몸 상태를 증명했다. 마지막 경기였던 디트로이트와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로 시범경기 타율 0.250으로 떨어졌지만 타격과 수비 주루 모두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6회를 끝으로 경기를 마치고 현지 중계진과 인터뷰에 나선 이정후는 "몸 상태는 정말 좋다. 빨리 경기에 나서고 싶은 마음뿐이다. 개막전 준비는 다 됐다"며 "한국에서 7년, 미국에서 2년 등 여러 번 스프링캠프를 치렀는데 올해가 가장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연습량도 많았다. 최고의 구단에서 최고의 지원으로 건강한 복귀를 도와줬다. 팀에 보답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지난 시즌과 달리 1번 타자가 아닌 3번 타자를 맡게된 것에 대해선 "어느 타선에서든 해야 할 일이 있다. 늘 경기장에서 팀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모든 중견수가 오라클 파크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아름다운 구장에서 나도 아름다운 퍼포먼스를 펼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샌프란시스코는 하루 휴식 뒤 30일 신시내티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개막 두 번째 경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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