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더니 “어이가 없네”…‘한국 아빠 유혹’ 일본車, 뒤통수 때린 ‘반전 실력’ [카슐랭]
겉 다르고 속 다른 매력 발산
욕심많은 멀티플레이 아빠차
일본 혼다를 대표하는 ‘패밀리 SUV’ 파일럿을 시승하면서 무심결에 내뱉은 말이다.
어이는 맷돌 손잡이(맷손)로 잘못 알려졌다. 맞춤법과 상관없이 ‘손잡이’라는 뜻으로 종종 사용된다.
파일럿에는 자동차용 어이에 해당하는 손잡이 형태의 ‘기어스틱’이 없다. 변속 버튼을 채택해서다. 시승하면서 “어이가 없네”라고 말한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 어이가 없는 이유는 어처구니없게도 글로벌 자동차 격전장인 북미에서는 연간 10만대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링카이지만 일본에서는 예외이기 때문이다.
큰 차를 선호하는 미국에서 생산되고 작은 차를 좋아하는 일본에서는 판매되지 않아서다.
동급 모델 중 가장 길고 가장 높다. 전장×전폭×전고는 5090×1995×1805㎜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890㎜다.
4세대 파일럿은 미국에서 생산된 일본차답게 두 나라 차종의 특성을 모두 적용했다.
그 결과, 겉과 속이 달라졌다. 겉은 단단하고 강인한 아메리칸 스타일을, 속은 편안하고 아늑한 패밀리카 성향을 강화해서다.
표리부동(表裏不同)은 사람에게는 욕이다. 어처구니없지만 차에는 다르다. 칭찬이다.
실내는 운전자와 탑승자를 더 배려하도록 진화했다. 운전석에는 10.2인치 디지털 계기반과 풀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새롭게 적용했다. 9인치 디스플레이는 유·무선 애플 카플레이 및 유선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디스플레이 일부 버튼과 센터페시아 공조장치 등은 물리 버튼으로 배치됐다. 가능한 모든 기능을 디지털화하는 요즘 트렌드와 다른 ‘올드 감성’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도 혼다의 어이가 없는 고집이 발휘된다. 혼다는 멋짐보다는 내실을 강조한다.
폼생폼사를 위해 모든 기능을 디지털화하기 보다는 구닥다리 느낌이 들더라도 빠르고 쉽고 직관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기능에 대해서는 버튼 조작 방식을 고수한 셈이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오히려 돈을 더 많이 쓰는 브랜드로 유명한 혼다답게 겉보다는 속에 공들이고 실속을 추구한 셈이다.
‘모노즈쿠리’로 대표되는 일본 제조업 전통과 장인정신의 핵심인 ‘가이센’(改善, KAIZEN)은 미국에서 생산된 파일럿에도 적용됐다.
2열 센터 시트의 경우 탈거 후 적재공간 내 언더 플로어에 고정 수납할 수 있다. 3열 공간은 존재에만 의미를 두지 않았다. 어린아이만 탈 수 있는 일부 경쟁차종과 달리 성인 남성이 탈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트렁크 기본 용량도 527ℓ로 동급 중 가장 넉넉하다. 3열 시트를 접으면 1,373ℓ, 2열 시트까지 폴딩하면 2,464ℓ까지 확장된다. 기존 모델은 각각 467ℓ, 1,325ℓ, 2,376ℓ였다.
테일 게이트 내 워크 어웨이 락 버튼을 누르면 차량에서 1m 이상 멀어질 경우 모든 도어가 자동으로 잠기는 기능도 갖췄다.
캠핑장이나 대형마트 등지에서 두 손 가득 짐을 들었거나 짐을 꺼낸 후 도어 잠금을 깜빡할 때 유용하다.
파일럿은 최신 4세대 V6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289마력, 최대토크는 36.2㎏.m이다. 복합 연비는 8.4㎞/ℓ, 고속도로 연비는 10㎞/ℓ이다.
흙길, 빗길, 눈길 등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는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을 채택했다. 일상 주행에서는 불필요한 동력 손실을 방지하고 전륜만으로 동력을 전달해 연료 효율을 높여준다.
패밀리카답게 안전성도 우수하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IIHS 충돌테스트에서 최고 안전등급 ‘TSP+’를 획득했다.
전면은 블랙 그릴 바에 블랙 에디션 전용 엠블럼으로 장식했다. 프런트 범퍼 하단에 블랙 컬러를 적용했다.
도어 하단 가니시, 리어 범퍼 하단, 도어 미러, 도어 몰딩까지 올 블랙 컬러를 적횽하고 후면에 블랙 에디션 전용 엠블럼을 부착했다. 20인치 블랙 알로이 휠은 웅장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인테리어도 블랙에 레드 악센트로 품격을 강조했다. 블랙 스티어링 가니쉬, 블랙 헤드레스트를 적용했다. 블랙 컬러의 시트에는 레드 악센트·스티치를 넣었다.
사소한 곳까지 블랙 감성을 적용했다. 1열 헤드레스트와 1열 플로어 매트에 블랙 에디션 로고를 새겼다.
스티어링휠은 적당한 무게감을 지녔다. 덩치 큰 SUV라고 티내지도 폼잡지도 않는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부드러우면서도 가볍게 치고 나간다. 곡선 구간에서는 덩치에 비해 민첩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정숙성도 우수하다. 실링 방음 기능을 강화해 주행 소음을 줄였다. 서스펜션은 노면 충격도 잘 흡수해 덜컹거림이 적다.
도심과 오프로드 모두를 아우르는 전천후 SUV답게 노말, 스포츠, 이콘, 스노우, 트레일, 샌드, 토우로 구성된 7가지 드라이브 모드를 적용했다.
산악도로, 진흙탕 길, 모래사장, 눈길도 두렵지 않게 만든다. 파일럿 아빠가 조종하는 전용기를 타고 모험을 떠나는 기분을 가족들에게 선사한다.
가격은 엘리트가 6940만원, 블랙 에디션이 7090만원이다.
경쟁차종은 포드 익스플로러, 폭스바겐 투아렉,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 텔루라이드, 쉐보레 트래버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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