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복하라"던 與…李무죄에 법관 성향 탓[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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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최근 공식석상에서 '승복(承服)'이란 말을 자주 입에 올렸다.
그러나 26일 이 대표의 '무죄' 소식이 나오자마자 여당의 승복론은 '부메랑'처럼 되돌아왔다.
객관적 사실 관계와 법리보다 법관들의 정치적 성향이 사건의 유무죄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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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뜨자 "사법부, 정치권력 눈치 봐" 돌변
"우리법연구회 소속 법관은 다 불공정판결" 주장도
정작 '權무죄' 선고했던 판사도 우리법연구회 출신
尹선고 남겨두고 '사법부 불신' 공개 조장 적절한가

국민의힘은 최근 공식석상에서 '승복(承服)'이란 말을 자주 입에 올렸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지연되며 여당의 '승복론'은 탄력을 받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선고를 앞두고는 더욱 공세를 높였다. 지난 25일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금 이 대표가 할 일은 아스팔트에서 저열한 음모론을 살포하는 것이 아니다. 항소심 판결에 승복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여기엔 두 가지 계산이 동시에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①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가 나온 이 대표 형량이 일정 유지되리란 전망 ②'피선거권 박탈형'(벌금 100만원 이상)이 선고될 경우 민주당이 항의성 장외투쟁을 이어갈 거란 예측이다.
야당이 12년 만에 광화문에 천막당사를 차린 것도 '유죄 불복'을 위한 빌드업이자, '비명(非이재명)계 억누르기'라는 게 지도부의 진단이었다. 배경을 막론하고, '야당 대표 사법리스크로 국정 안정성이 흔들려선 안 된다'는 취지만큼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26일 이 대표의 '무죄' 소식이 나오자마자 여당의 승복론은 '부메랑'처럼 되돌아왔다. 선고 직후 지도부의 일성은 '유감'이었다.
'승복'과는 간극이 상당해 보이는 발언들도 쏟아졌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법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판결"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사법부가 국민으로부터 정치권력의 눈치를 본다는 의심이 아닌 확신을 갖게 한 판결"이라며 비판을 퍼부었다.

특히 법관의 개인적 정치 성향을 겨냥했다. 권 원내대표는 "(최근) 공정하고 상식적이지 않은 판결을 내린 법관들을 보면 전부 우리법연구회 소속 아니면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 이순형 부장판사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안 관련 유일한 '인용' 의견을 낸 헌법재판소 정계선 재판관도 거론했다.
객관적 사실 관계와 법리보다 법관들의 정치적 성향이 사건의 유무죄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사실이라면 비판을 받아야 할 지점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당이 공개적으로 이같이 '사법부 불신'을 부추기는 주장을 하면서도 뒷받침 할 만한 근거 자료조차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 대표 선거법 사건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6부는 지난해 말 고발사주 의혹으로 기소된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한 전례도 있다. 정치 성향에 따라 판결을 내렸다면 납득할 수 없는 결과다.
무엇보다 권 원내대표의 재판 결과가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결론이다. 권 원내대표는 과거 강원랜드 채용청탁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판결을 내린 판사는 우리법연구회 출신이었다.
그리고 이후 그는 "나중에 보니까 우리법연구회 소속이었다"면서 "그런데 정확하게 판단을 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사법부가 자신들의 정치 성향에 맞춰 재판했다는 여당의 주장을 국민들이 쉬이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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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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