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잡을 마지막 희망 '비' 찔끔...최악 영남 산불 장기화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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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의 산불이 타오르고 있는 영남지방에 27일 기대했던 만큼의 비는 내리지 않았다.
경남과 경북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거세게 확산한 대형 산불들 진화는 또 실패했다.
지난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과 안계면에서 잇따라 발생한 산불은 25일 강풍을 타고 동해안 영덕군으로 급속히 번진 데 이어 27일 오후까지 계속 확산했다.
산림당국은 이날 비 예보가 나오자 2002년 3월 울진 산불처럼 극적인 '종료 선언'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지만 비는 찔끔 내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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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의성 조금, 안동·청송·영양 거의 안 와
내달 4일까지 강수 확률도 대부분 10%대
청송·영덕 등 4개 시군 특별재난지역 추가

역대 최악의 산불이 타오르고 있는 영남지방에 27일 기대했던 만큼의 비는 내리지 않았다. 경남과 경북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거세게 확산한 대형 산불들 중 울주군 온양읍 산불만 겨우 진화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28명의 사망자와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영남 산불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과 안계면에서 잇따라 발생한 산불은 25일 강풍을 타고 동해안 영덕군으로 급속히 번진 데 이어 27일 오후까지 계속 확산했다. 산림당국은 이날 비 예보가 나오자 2002년 3월 울진 산불처럼 극적인 '종료 선언'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지만 비는 찔끔 내리다 그쳤다. 특히 산불이 가장 거센 안동시에는 강수량 측정이 안 될 정도의 빗방울만 날렸다. 의성과 영덕군 등 일부 지역에는 1㎜가량 비가 내렸지만 강우 폭이 넓지 않았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산불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가거나, 진화대원이 위험에 처하는 상황은 줄어들 것"이라고 의미 부여를 했다.
산림당국은 이날도 화마와 사투를 벌였지만 주불을 잡지 못했다. 오후 5시 기준 평균 진화율은 63.2%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의성 62%, 안동 63%, 청송 82%, 영양 60%, 영덕 55%다. 산불이 타오르는 전체 화선 771.9㎞ 중 남은 화선이 283.9㎞이고, 직간접적 피해가 예상되는 산불영향구역은 5개 시군을 합쳐 3만5,697㏊다. 역대 산불 중 가장 큰 규모다. 이날 영덕에서 산불감시원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경북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24명으로 늘었다. 정부는 안동, 청송, 영양, 영덕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기상청에 따르면 산불이 꺼지지 않고 있는 의성, 청송, 영덕, 영양에는 내달 4일까지 강수 확률이 10% 수준이다. 사실상 비의 도움 없이 화마에 맞서야 하는데, 오전에 잠잠하던 바람이 오후부터 강해지는 패턴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인명과 산림 피해는 물론 진화시간도 2002년 3월 울진 산불(213시간), 2000년 강원 강릉·고성·동해 산불(191시간)을 넘어설 수 있다.
다만 25일 낮 최고기온이 28.8도(의성)까지 치솟은 고온 현상은 사라지고 30일 의성 지역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4도까지 떨어진다. 고온일 때 더 잘 생기는 상승기류가 감소해 급속한 확산의 주범인 비화(飛火)현상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1일 오후 발생한 산청·하동 산불도 1주일이 다 됐으나 진화율은 80%대에 머물러 있다. 기대한 비 대신 안개와 구름만 잔뜩 끼면서 헬기 운항은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그사이 불길은 지리산국립공원까지 밀고 들어갔다. 소방당국은 불이 지리산국립공원에 있는 덕산사(옛 내원사) 방면으로 번지자 절에 보관돼 있던 국보 '석조 비로자나불 좌상'을 동의보감촌 한의학박물관으로 옮겼다.
산청·하동 산불 진화율은 오후 5시 기준 81%다. 전체 화선은 70㎞, 잔여 화선은 13.5㎞(산청 12km, 하동 1.5km)로 집계됐다. 산불 영향 구역은 지리산국립공원 30~40㏊를 포함해 1,745㏊로 늘었다. 지리산국립공원 초입에 있는 중산리 주민을 비롯해 1,800여 명은 선비문화연구원 등으로 대피했다. 같은 지리산권인 전남 구례군과 광양시 등 지자체도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다행히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산불은 6일 만에 진화에 성공했다. 산불 발생 128시간 만이다. 오전부터 약한 비가 내리면서 대기 중 습도가 오른 덕분이다. 이에 따라 주민 대피령과 공무원 비상동원명령도 해제됐다.
이 산불은 농막 용접 작업 중 불꽃이 튀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 피해 면적은 931㏊로 추산된다. 산림당국은 산불 진화가 완료됨에 따라 정확한 발생 원인과 피해 면적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안동= 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산청=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의성=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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