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미국 상호 관세 앞두고 몸 사리기… '차·LNG 관세 선제 인하'

허경주 2025. 3. 2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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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이 미국산 자동차와 액화천연가스(LNG) 등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진출을 허가하기로 했다.

베트남의 이 같은 파격적인 조치는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대상 국가 발표를 앞두고 대미 상품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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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스타링크' 베트남 진출도 허용
작년 대미 흑자 4위국, 대미 유화책 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해외에서 만들어진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포고문에 서명한 뒤 기자들에게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해외에서 만들어진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포고문에 서명한 뒤 기자들에게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베트남이 미국산 자동차와 액화천연가스(LNG) 등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진출을 허가하기로 했다. 대(對)미국 무역 흑자 폭이 큰 국가 중 하나로 베트남도 꼽히고 있는 만큼 먼저 몸을 사리며 미국에 유화 제스처를 던지고 있는 모양새다.

2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재무부는 전날 미국산 LNG에 대한 관세를 기존 5%에서 2%로 낮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동차는 45∼64%에서 32%, 에탄올은 10%에서 5%로 각각 관세를 인하한다.

또 조만간 미국산 에탄에 대한 관세를 폐지하고 닭 다리 살, 아몬드, 사과, 체리, 목재 상품 등의 관세도 내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응우옌 꾸옥 흥 베트남 재무부 조세정책국장은 “상대국과의 무역 수지 개선을 위한 결정”이라며 이번 달 내로 관련 법령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정부는 이와 별도로 스타링크 진출도 허가했다. 스타링크가 2031년 1월까지 가입자 최대 60만 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스타링크는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기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다. 인터넷 기반 인프라가 미흡하거나 유선 연결이 어려운 저개발·개발도상국에서 주로 사용한다.

지난해 주요국 대미 무역 흑자 규모. 김대훈 기자

스페이스X는 2020년대 초부터 베트남 사업을 추진했지만 외국인 소유 제한 규제에 막혀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베트남 국회가 지난달 외국인이 100% 소유한 위성 인터넷 기업 서비스를 허용키로 하며 진출로가 열렸다.

베트남의 이 같은 파격적인 조치는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대상 국가 발표를 앞두고 대미 상품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베트남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유력한 나라로 꼽힌다. 지난해 대미 무역 흑자는 1,235억 달러(약 181조 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흑자 폭은 중국·유럽연합(EU)·멕시코에 이어 4번째로 컸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미국을 방문한 응우옌 홍 지엔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에게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을 개선하고 시장을 더 개방하기 위한 베트남의 더 강력한 해결책을 요구했다. 베트남은 대응책으로 미국산 제품 수입 관세 인하와 수입 확대를 추진해왔다.

스타링크 허가 역시 트럼프 행정부 ‘실세’로 꼽히는 머스크와의 관계를 개선해 관세 위협에 대비하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많은 베트남 기업, 개인이 스타링크를 이용하면 대미 흑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스페이스X를 지렛대 삼아 미국과 스킨십에 나선 셈이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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