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떠난 남편 사진 불에 타… 부모님 사진도 이젠 없어" [밀착취재]
“여기가 우리 집 맞는지 모르겠어. 싹 다 탔어.”

김정자(86)씨는 뼈대까지 까맣게 타버려 무너진 집을 쳐다보며 옷소매로 눈가를 벅벅 닦아댔다. “60년 넘게 머리 뉘여 자던 우리 집이 하룻밤 새 사라졌다”면서 “살아갈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가슴을 치며 울부짖었다.

이재민 대피소가 마련된 안동체육관에는 가로·세로·높이 2m짜리 텐트 120여동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조금이라도 이재민 수용 공간을 늘리기 위해 콘크리트 바닥이 깔린 복도까지 텐트가 늘어졌다. 이곳에선 한 동마다 보통 4명이 몸을 누이고 있었다. 이들은 배급된 얇디얇은 여름용 홑이불을 덮고 새우잠을 청했다. 하늘을 뒤덮은 매캐한 연기가 실내까지 번져 마스크를 쓰지 않고는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였다.

김옥희(88)씨는 “재난은 정말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눈 깜짝할 새집이 사라졌다”면서 “유일한 재산인 사과밭이 모두 불에 탔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실제로 김씨가 사는 일직면 조탐리는 빈집을 제외한 마을 집 50채 가운데 22채가 불에 타 잿더미가 됐다고 했다.

건축물 피해는 전날 257개에서 청송·영양‧영덕의 피해가 집계되면서 2572개로 눈덩이처럼 불었다. 지역별로는 안동이 952개로 피해가 가장 컸다. 이어 의성 194개, 청송 491개, 영양 73개, 영덕 862개다. 대피한 주민은 전날 1만8589명에서 이날 3만2989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1만5490명이 귀가하지 못하고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안동=글·사진 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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