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그룹 ‘일감 몰아주기’ 레미콘산업 왜곡 후폭풍

유재훈 2025. 3. 2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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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그룹이 계열사 간 부당지원행위로 인해 검찰 수사 이후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이들의 일감 몰아주기가 레미콘가격 왜곡을 초래해 시장과 업계 전반에 피해를 끼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표산업은 삼표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레미콘 생산에 필요한 부자재인 '분체'를 에스피네이처로부터 장기간 고가에 구입해 75억원의 부당이익을 몰아준 혐의를 받는다.

삼표산업과 에스피네이처 간 이런 부당거래가 시장의 분체단가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레미콘업계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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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체’ 1위 공급 에스피네이처 보유
삼표산업 부당 구매 지원 ‘과징금’
공정위 고발에 檢 기소 재판 진행
영세 레미콘업체 “원가부담 가중”
출하를 기다리는 삼표 레미콘 차량들 [연합]

삼표그룹이 계열사 간 부당지원행위로 인해 검찰 수사 이후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이들의 일감 몰아주기가 레미콘가격 왜곡을 초래해 시장과 업계 전반에 피해를 끼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4일 홍성원 전 삼표산업 대표, 삼표산업 법인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심리하는 1차 공판을 진행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삼표그룹 계열사인 삼표산업이 에스피네이처를 부당하게 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116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어 삼표산업을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지난해 12월 이들을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삼표산업은 삼표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레미콘 생산에 필요한 부자재인 ‘분체’를 에스피네이처로부터 장기간 고가에 구입해 75억원의 부당이익을 몰아준 혐의를 받는다. 에스피네이처는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아들인 정대현 부회장이 지분 71.59%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이다.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부당 수익을 올린 에스피네이처가 삼표·삼표산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늘리는 한편 정 부회장에 311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정 부회장의 삼표그룹 경영권 승계 기반 마련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에스피네이처가 레미콘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시멘트의 대체제로 사용되는 분체의 국내 1위 공급업체라는 점이다.

삼표산업과 에스피네이처 간 이런 부당거래가 시장의 분체단가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레미콘업계의 주장이다. 특히 삼표의 시장 왜곡은 전국 1079개 레미콘업체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영세업체들로서는 가뜩이나 건설경기 악화로 시름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한 중소 레미콘업체 관계자는 “삼표가 실제 분체가격을 고가로 책정해서 내부거래를 했다는 건데, 시장점유율 1위 업체가 시중가격이 높아지는 상황을 만들어버린 셈”이라며 “업계 1위가 가격을 이렇게 형성해버리면 군소업체들은 싫어도 이를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레미콘업계에서는 이런 행위들이 부자재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레미콘 공급가격이 동반 상승할 수 있다고 말한다. 레미콘값이 오르면 건설현장의 공사비용도 오를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는 구조란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건설사들은 레미콘가격이 올라 공사비용이 늘어난다고 말한다. 그런데 시멘트, 부자재, 운반비가 올라서 가격을 인상할 수 밖에 없는 레미콘업체 입장에선 억울할 따름”이라며 “부자재인 분체 시장이 왜곡돼 레미콘값이 인상되는 요인도 건설 시장에선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삼표그룹은 국내 시멘트업계 중 유일하게 한국ESG기준원의 ESG 평가에서 2년 연속 전 부문 A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2022년 양주 채석장의 토사 붕괴사고로 근로자 3명이 사망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1호 기업이라는 오명을 썼다. 이로 인해 그룹 총수인 정도원 회장이 검찰에 기소돼 3년째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그룹 계열사인 삼표레일웨이가 공정위로부터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로 시정명령과 함께 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삼표레일웨이는 열차의 궤도 전환에 쓰이는 철도분기기 시장을 100% 가까이 점유하고 있다. 유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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