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효과만 부른 뉴진스의 해외 언론 순회 [IZE 진단]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5. 3. 2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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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BBC 뉴스 코리아 유튜브

어도어로 돌아가는 것 대신 활동 중단을 선언한 뉴진스가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뉴진스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해외 언론을 활용했다. 뉴진스의 의도와 달리 해외 언론을 활용한 뉴진스의 여론전은 역효과만 불러일으키고 있다.

뉴진스는 26일 영국 BBC News 코리아를 통해 인터뷰를 공개했다. BBC에 따르면 이번 인터뷰는 어도어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 전 후 두 번에 걸쳐 이뤄졌다. 

가처분 선고 전 진행한 인터뷰에서 뉴진스는 "지난 1년 동안 우리가 내린 결정과 선택은 저희 내부에서 엄청난 논의를 거쳐서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독자 행동에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배후에 있다는 '민희진 배후설'에 대해 하니는 "우리가 어리다는 이유로, 우리가 실제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볍에 여기는 것 같다"며 "우리는 항상 '만약 한 명이라도 원치 않는다면, 우리는 하지 않을 거야'라고 말한다. 우리 다섯 명이 모두 동의해야만 선택할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다니엘은 "2024년 직접 이 상황을 겪으며 모든 걸 조용히 감추려고 했다. 제 감정을 억누르면서 주변에 벌어지는 일들을 무시하려고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폭발할 것 같은 지경까지 왔다. 그리고 가슴이 아팠다"며 자신들이 법적 분쟁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사진=BBC 뉴스 코리아 유튜브

이들의 선택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지난 21일 어도어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이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다니엘은 "정말로 다른 결과를 예상했지만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며 "저희는 단지 일을 계속 하고 싶다. 저희가 사랑하는 일을 방해받지 않고 거짓말과 오해 없이 계속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혜인은 "어떤 사람들은 저희가 유명하고, 뭐든지 하고싶은대로 다 할 수 있고, 말하고 싶은 걸 다 말 할 수 있는 위치라고 생각하고 계신 분들이 충분히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굉장히 참고 참다가 이제 겨우 저희가 겪은 부조리함에 대해 목소리를 냈는데 솔직히 사회적으로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지는 않다. 이 상황 자체가 그 사실을 말해준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니는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 저희의 가장 큰 두려움"이라며 "2년 전 연습생 때까지만 해도 이런 일을 겪게 될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아마도 더 이상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데 그건 정말 피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사진=스타뉴스 DB

법원 판결 이후 뉴진스가 해외 매체를 통해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두 번째다. 법원 판결 직후 뉴진스는 미국 타임지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법원 판결에 실망했다. 아마도 이게 한국의 현실일지도 모른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한국이 우리를 혁명가로 만들려는 것 같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앞서 NJZ라는 활동명을 발표할 당시 미국 CNN을 통해 인터뷰를 공개했던 뉴진스는 가처분 인용 이후 타임지를 거쳐 BBC와도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수의 해외 매체를 순회하는 뉴진스는 이 과정에서 K팝 산업 시스템에 대한 고발도 이어갔다. 이는 "소속 연예인을 부당하게 대우한 기획사와 소속 연예인의 분쟁이지 K-팝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아니다"라는 자신들의 입장과는 모순된다.

더군다나, 뉴진스의 주장은 해외에서 K팝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무기가 되고 있다. 해외에서 K팝은 놀랍도록 성장하고 있지만, 혹독한 트레이닝 시스템과 과도한 사생활 통제 등으로 인해 비판을 받는 측면도 있다. K-팝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법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피해를 호소하는 뉴진스의 모습을 근거로 '혐한 장사'를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사진=컴플렉스콘 홍콩

물론, 뉴진스 혹은 K팝 아이돌이 시스템을 비판해서는 안된다는 뜻은 아니다. K팝 산업의 중심에 있는 당사자로서 시스템을 비판할 수 있다. 오히려 외부의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지점과 시각에서 더 통렬한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한국의 현실'이라며 K-팝 시스템을 비판하는 뉴진스의 근거가 너무 빈약하다. 

뉴진스가 말하는 '이것'은 법원의 가처분 인용이자 자신들을 둘러싼 불리한 상황이다. 법과 여론이 모두 '잘못됐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판단을 수정하는 대신 '우리는 옳은데 당신들이 잘못된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뉴진스에게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오히려 K팝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먹잇감을 줬다는 점까지 더해지며 해외 언론을 활용한 뉴진스의 여론전은 역효과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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