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연기 보이는데도 논·밭두렁서는 여전히 불법 소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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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엉망이라 갖다버릴 데도 없다. 태우고 물 뿌릴라고."
지난 26일 낮 경북 의성군 단촌면의 한 밭두렁에서 만난 주민은 불에 탄 신발, 가재도구와 폐기물 등을 태우며 태연히 말했다.
경북 북동부 일대가 산불에 휩싸였지만 일부 주민은 여전히 불법 소각을 하는 것이다.
지난 26일 단촌면과 옥산면, 점곡면 등 산불 피해를 본 군내 상당수 지역 주민은 생계를 위한 농사일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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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집이 엉망이라 갖다버릴 데도 없다. 태우고 물 뿌릴라고."
지난 26일 낮 경북 의성군 단촌면의 한 밭두렁에서 만난 주민은 불에 탄 신발, 가재도구와 폐기물 등을 태우며 태연히 말했다.
근처에서는 지난 22일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번지면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지만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먼발치에서 이를 본 또 다른 주민은 "이 불난리를 겪고도 정신을 못 차렸네"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경북 북동부 일대가 산불에 휩싸였지만 일부 주민은 여전히 불법 소각을 하는 것이다.
불법 소각은 봄철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까지 지목된다. 하지만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둔 시기인 만큼 산불 현장과 가까운 의성군내 곳곳에서 논·밭두렁이나 영농부산물을 불법으로 태우는 모습이 목격됐다.
지난 26일 단촌면과 옥산면, 점곡면 등 산불 피해를 본 군내 상당수 지역 주민은 생계를 위한 농사일을 이어갔다. 이미 타버린 터전보다는 앞으로를 더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이맘때 의성 농가는 마늘 수확과 모심기 등 이모작을 앞두고 있어 한창 바빠진다.
이들은 사방에 짙게 깔린 산불 연기 속에서 농작물을 관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일부는 밭 가운데에 쓰레기를 모아두고 태웠다.
이날 경북도 전역에 건조특보가 내려진 상태였고, 도청과 각 지자체에서는 연신 '영농부산물 소각금지' 안전안내 문자를 보냈다.

마을 한쪽에 군에서 마련한 폐비닐 야적장도 있다. 그러나 농민들은 가벼운 폐기물은 태운다고 했다.
주민 김모(70대) 씨는 "종이나 플라스틱은 처리하기도 애매해 조금씩 태워 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폐비닐은 모아뒀다 돈 받고 팔 수도 있는데 나이 많은 어르신들은 몸에 뱄는지 평소에도 그냥 태워버린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봄철 소각행위가 산불로 번지는 경우가 대단히 많은 만큼 소각행위를 없애고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김성용 국립경국대 산림과학과 교수는 "봄철에는 바위틈 이끼, 흙 속 잔뿌리를 타고도 불이 번진다"며 "농민들이 계속해서 고령화되면서 소각행위 후 대처 역시 미진한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정작 본인이 산불을 낼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산림청이 계절별 산불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연평균 산불 건수 546건 중 303건(56%)은 건조한 상태에서 야외활동이 많은 봄철에 집중됐다.
산불의 주요 원인은 입산자 실화가 171건(31%)으로 가장 많았지만, 쓰레기 소각이 68건(13%), 논·밭두렁 소각이 60건(11%)으로 바로 뒤를 이었다.
coo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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