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생각도, 각오도 달라졌다… 송영진의 한계 돌파, 공짜로 얻은 결과 아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네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니”
이숭용 SSG 감독은 지난 스프링캠프 당시 5선발 경쟁을 펼치던 3년 차 우완 송영진(21·SSG)을 불러 세웠다. 송영진은 이 감독의 물음에 “무브먼트”라고 답했다. 송영진은 시속 150㎞ 이상을 밥 먹듯이 던지는 파이어볼러는 아니지만, 패스트볼의 움직임이 좋은 선수다. 포심 그립을 잡고 던져도 때로는 커터성으로, 때로는 투심성으로 휘어져 나간다. 이 감독의 생각도 같았다. 그런데 그 장점을 살리는 투구를 못하고 있었다.
스트라이크를 잡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헛스윙을 유도하거나 존 안에 던져 타자가 반응하지 못하면 가장 짜릿하다. 그러나 파울을 유도하는 방법도 있고, 때로는 인플레이타구를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잡는 것 또한 모두 스트라이크로 인정받는다. 어떻게 보면 송영진은 후자의 투수가 되어야 하는 선수였지만, 너무 피해가고 신중한 경기 운영이 많았다. 지난해 기복이 심했던 이유였다.
이 감독과 경헌호 투수코치는 송영진에게 지속적으로 공격적인 투구를 요구했다. 공의 움직임이 좋은 선수인 만큼 공 하나로도 빗맞은 타구를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장점에 주목했다. 송영진은 오키나와 캠프 초반까지만 해도 이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했지만, 중반 이후로는 그런 장점을 보여주며 캠프를 마쳤다. 이 감독도 내심 ‘됐다’고 판단했다. 개막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확정했고, 2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시즌 첫 등판을 가졌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송영진은 이날 6⅓이닝 동안 83개의 공을 던지며 1실점을 기록, 팀의 3-1 승리를 이끌고 시즌 첫 승리를 거뒀다. 종전 송영진의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은 6이닝(5차례)이었다. 한 번도 6이닝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는데 이날 7회 1사까지 마운드를 책임지며 자신의 한계를 극복했다. 투구 수도 경제적이었다. 무엇보다 볼넷을 딱 하나만 내준 게 결정적이었다. 반대로 삼진 6개를 잡아냈고, 빗맞은 타구들을 많이 유도하면서 순항했다.
송영진도 의도한 바가 있었다고 말했다. 송영진은 이날 경기 후 피칭 스타일과 계획에 대해 “일단 공격적으로 피칭을 하면 스트라이크가 잡힐 때도 있고, 타자가 파울을 쳐서 잡힐 때도 있고, 운이 좋으면 타자가 초구를 쳐서 땅볼 유도나 플라이로 잡힐 수도 있다”면서 “그런 것들을 많이 생각했다. 그래서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들어갔다”고 돌아봤다.
제구력도 좋아졌다. 그냥 운으로 좋아진 게 아니었다. 송영진은 비시즌 동안 하체 훈련을 많이 했다. 조금 더 안정적인 투구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송영진은 투구시 약간의 이중 키킹 동작을 가지고 있다. 하체가 받쳐주지 않으면 투구 폼이 무너지게 되어 있다. 확실히 안정적인 투구 동작을 선보였고 이는 낮은 쪽의 제구가 잘 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패스트볼, 여기에 슬라이더와 커브까지 섞으면서 롯데 타선을 요리했다. 그렇게 빠르지 않은 공에 롯데 타자들이 대응하지 못한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예전에는 경기 양상에 따라 템포가 급해지고, 투구 흐름이 깨지면서 무너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체력이 급격하게 방전되는 경우가 있었던 것 또한 이와 연관이 있었다. 이것도 보완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몰라보게 일관적이고, 또 여유와 안정감이 있었다. 자신이 가진 힘을 한 번에 소진하지 않고 그것을 경기 내내 잘 나눠 썼다. 지난 2년과 지금의 송영진이 달라진 게 상당히 많이 보인 하루였다. 긍정적인 변화였다.
송영진은 경기 후 “아무래도 신인 때나 작년에 조금 많이 느꼈던 부분이었다. 어쨌든 선발 투수는 긴 이닝을 끌어줘야 한다. 그래서 그것을 캠프 때부터 조금 연습을 했다”면서 “피칭할 때나 캐치볼 할 때 어떻게 완급 조절을 해야 하고,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피칭을 해야 하는지 이미지 트레이닝도 했다. 피칭할 때 진짜 시합처럼 했었다. 그게 결과가 괜찮았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아직 한 경기를 했을 뿐이다. 한 경기 성과로만 따지면 신인 때도, 지난해에도 제법 있었다. 이 성장의 흐름을 한 시즌 동안 이어 가는 게 과제다. 송영진도 잘 알고 있다. 그는 “나는 만족하지 않는다. 이제 시작이다. 오늘 하루만 조금 즐기고 내일부터는 또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리셋해서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규정이닝과 10승이 올해 송영진의 목표다. 모두 꾸준해야 이룰 수 있는 성과다. 하지만 26일 첫 단추를 끼울 때의 그 마음을 잘 유지한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될지 모른다. SSG가 승리 이상의 희망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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