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표에서 한국인 선수 전멸… 이정후가 한국의 자존심 세우러 간다, 1654억 가치 증명하라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 네트워크는 매년 초, 새 시즌을 앞두고 포지션별 TOP 10, 그리고 전체 선수 랭킹 TOP 100을 선정한다. 2013년 이후 ‘TOP 100’에서 한국 선수들의 이름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추신수 류현진 김하성이 100위 내에 들어간 적이 있다. 말 그대로 메이저리그 톱클래스 수준을 인정받은 것이다.
2024년 시즌을 앞두고 집계한 순위에서 김하성이 전체 88위에 올라 코리안리거의 자존심을 살렸다. 그러나 2025년 시즌을 앞두고 선정한 순위에서 한국인 선수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하성도 지난해 성적이 다소 떨어진 것은 물론 시즌 막판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며 TOP 100에서 낙마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코리안리거들의 전망이 아주 밝다고는 할 수 없다. 어깨 수술 재활 막바지 단계인 김하성(탬파베이)은 4월 말에서 5월 초 복귀가 예정되어 있다. 풀타임 시즌은 아니다. 시범경기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개막 로스터 합류 일보직전인 배지환(피츠버그)은 어쨌든 팀의 확고부동한 주전 선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큰 기대를 모았던 두 선수는 마이너리그 스타트가 예정되어 있다. 2024년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고우석(마이애미)은 스프링트레이닝 기간 중 손가락 골절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갔다. 일단 부상 회복이 먼저다. 2025년 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어 큰 화제를 모았던 김혜성은 트리플A 출발이 예고되어 있다.
결국 가장 큰 기대가 모이는 건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다. KBO리그 최고 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이정후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에 사인하며 어마어마한 관심을 모았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최대 기대주였다. 하지만 지난해 수비를 하다 왼 어깨를 다쳤고, 바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시즌을 접었다. 단 37경기 출전에 그쳤다.
부상 탓에 성적을 끌어올릴 기회도 놓쳤다. 이정후는 지난해 시즌 37경기에서 타율 0.262,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 2홈런, 8타점, 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41에 그쳤다. 시즌 초반 문제점을 조금씩 수정하며 타율을 높여가던 도중에 당한 부상이라 더 아쉬웠다. 이정후가 이번 오프시즌을 남다른 각오로 준비한 이유다. 첫 해는 부상 면죄부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올해도 부진하면 현지의 비판이 불가피하다.
다행히 스프링트레이닝은 잘 끝났다. 어깨 재활을 완벽하게 한 이정후는 스프링트레이닝을 정상적으로 시작했다. 캠프 중반 등의 담 증세로 일주일 이상을 쉬는 답답한 시기도 있었지만 팀의 시범경기 마지막 세 경기에 모두 출전하면서 몸 상태는 정상을 찾았음을 보여줬다.
실전 감각이 아직 완벽하지는 않은 것은 분명하다. 시범경기 마지막 2연전이었던 디트로이트와 경기에서 이정후는 모두 선발 출전했지만 안타를 때리지 못했다. 두 경기 합계 6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3할을 넉넉하게 넘기고 있었던 시범경기 타율도 0.250으로 마무리했다. 다만 등의 담 증세 이전에는 분명 좋은 타격 컨디션이었다. 기본적인 성적이 좋았음은 물론, 타구 속도도 좋았고 홈런도 두 개나 쳤다. 몸만 정상이라면 162경기를 치르면서 충분히 찾아갈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정후도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부상 이후 재활을 하면서 많은 문제점을 생각하고 보완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열심히 노력한 만큼 그 결실을 맺을 것이라 기대한다. 이정후는 26일 디트로이트와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현지 주관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에서 스프링캠프를 경험했는데 올해가 가장 빨리 지나갔다. 훈련량도 많았고, 구단의 최고 지원을 받았다. 건강하게 복귀했으니 이제는 보답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후는 올해 샌프란시스코의 만능 퍼즐로 활약할 전망이다. 지난해 이정후의 주 타순은 리드오프였다. 좌완이 나올 때 3번을 친 적도 있지만 주로 1번으로 나섰다. 하지만 올해는 반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을 비롯한 구단은 출루율이 좋은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를 리드오프로 쓰고, 한 방이 있는 윌리 아다메스를 2번으로, 그리고 콘택트 능력이 좋아 안타로 주자를 불러들일 수 있는 이정후를 3번으로 써 상위 타순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을 짰다. 때로는 1번으로 나서는 날도 있을 전망이다.
이정후도 타순에 대해 “타순에 따라 팀이 원하는 역할이 다르다”면서 팀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다짐했다. 지난해 악몽이 있는 중견수 수비에 대해서도 “아름다운 구장에서 아름다운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거액을 들여 2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거포 유격수인 윌리 아다메스를 영입했으나 빅사이닝이 그 정도가 전부였다. 지구 최강자인 LA 다저스는 고사하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제치는 것도 장담하기 어렵다. 지난해 사실상 팀에 공헌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이정후가 마치 새로운 FA 영입생과 같은 활약을 해줘야 한다.
아직까지 기대치는 높다. 각종 통계 예상 프로젝션에서 이정후는 올해도 타율 0.280에서 0.300 사이의 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체적으로 예상하는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2~3 사이다. 2라면 조금 아쉽고, 3이면 비교적 만족할 만한 시즌이 될 수 있고, 그 이상을 해야 기대치를 뛰어넘는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이런 통계 프로젝션은 이정후의 KBO리그 성적을 근거로 한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성적은 표본이 너무 적기 때문에 일단은 KBO리그 성적에서 양쪽의 수준 차이를 보정해 예상한 결과다. 지난해도 이정후의 통계 예상 성적은 굉장히 높은 편이었지만, 실제 OPS는 0.641에 그쳤다. 이정후도 아직 증명해야 할 것이 많다. 지난해 아픔이 있는 이정후가 올해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며 1억1300만 달러(약 1654억 원)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샌프란시스코와 이정후는 28일 신시내티 레즈 원정으로 2025년 시즌 일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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