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당진서 총파업
노-사 갈등 장기화 돌입
8.5조 미 제철소 건립에
국내시설·인력 축소 우려
![당진 현대제철 전경 [사진 = 매일경제DB]](https://pimg.mk.co.kr/news/cms/202503/26/news-p.v1.20250325.4a4be135b26042f48dbc017356f5f46b_P1.jpg)
중국발 저가 철강 공세로 실적이 악화한 데다 노조 파업에 몸살을 앓는 현대제철이 만 50세(75년생)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앞서 포항 2공장 등에서 희망퇴직을 진행한 적은 있지만 일반직·연구직·기술직 등 모든 직종을 대상으로 한 전사적 희망퇴직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제철은 26일 오후 사내 공고문을 내고 이날부터 내달 18일까지 만 50세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사측은 우선 희망자를 중심으로 퇴직 신청서를 받고, 이를 개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퇴직 대상자로 선정되면 퇴직금 외에 정년까지 잔여 연봉의 50%(최대 3년치)의 위로금을 별도 지급한다.
학자금도 자녀 1명당 1000만원씩 최대 3명분을 지급한다. 성과급과 일시금은 퇴직 시점 회사 측 최종 제시안에 따라 결정해 지급한다.
현대제철은 이번 결정이 중국발 저가 철강 공세와 트럼프 정부의 철강 관세 등 경영환경 악화에 따른 ‘극약 처방’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제철은 앞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전 임원 급여 20% 삭감과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 검토 등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경영환경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강도 높은 자구책 없이는 경영 개선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 나온 특단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성과급 인상을 둘러싼 노·사 갈등도 장기화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이날 오전부터 당진제철소에서 24시간 총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노조는 임금 협상에 성과가 없을 경우 다음달 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도 예고한 상태다.
사측은 앞서 1인당 약 2650만원대(통상급 450%+1000만원)의 성과급을 제시했다. 노조 측은 “현대차 수준(약 4000만원대) 성과급을 달라”고 요구하며 완강히 맞서고 있다. 사측은 이에 지난달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핵심 설비 가동을 스스로 중단하는 직장폐쇄를 단행하기도 했다.
현대제철은 국내 경영환경 악화와 노사 갈등 장기화로 인해 해외 생산 비중을 점차 높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철강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전날 총 8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신규 제철소의 자동차용 철강재 생산량은 270만톤으로 국내 총생산량(500만~550만톤)의 절반에 달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용 전기료 인상 등 생산 여건이 악화하는 가운데 노사 갈등까지 장기화하면 기업 입장에선 외국으로 생산시설을 옮길 수밖에 없다”며 “국내 산업 공동화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