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보호 안 한 뮌헨 아쉽다"던 홍명보 감독, 사돈 남 말 한 꼴 됐다

금윤호 기자 2025. 3. 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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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MHN스포츠 금윤호 기자) 김민재를 기용하지 못해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아쉬움을 강하게 드러냈던 홍명보 감독이 자신의 말을 두고 결과적으로 머쓱하게 됐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8차전에서 요르단과 1-1로 비겼다.

승점 1점을 추가한 한국은 4승 4무 승점 16으로 B조 1위를 유지했으나, 3경기 연속 무승부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 확정하지 못했고 오히려 2위 요르단(승점 13), 3위 이라크(승점 12)에 쫓기게 됐다.

25일 요르단과 경기에서 공격이 무산되자 아쉬워하는 손흥민

이번 2연전은 모두 안방에서 치러졌다. 그러나 두 경기 모두 선제골을 넣고도 추가골을 기록하지 못하다 결국 동점골을 허용하고 상대 수비에 막혀 무승부에 그쳤다.

요르단전을 앞두고 사전 기자회견에서 "밀집 수비를 깰 방법을 알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던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홈에서 결과를 못 내고 있는데 그 이유를 뭐라고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겠다"며 "(선수들이) 부담을 너무 많이 갖는 점과 분위기 자체가 집중할 수 없는 것들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런 부분을 앞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밝혔던 밀집 수비 파훼법에 대해서는 "(밀집 수비를) 깨는 방법은 분명히 있지만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면서 "첫 경기보다는 나아졌다. 측면 돌파나 2대1 패스 등이 좋아졌다"고 답했다.

25일 요르단과 경기에서 동점골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는 한국 선수들

결과적으로 자신이 말한 부분을 지키지 못한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홍 감독은 지난 10일 3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공개했고, 해당 명단에는 김민재가 포함됐다.

그러나 김민재의 소속팀 뮌헨의 뱅상 콤파니 감독은 베를린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김민재가 부상을 겪고 있다. 너무 오래 전력에서 이탈하지 않기 바라지만, 앞으로 몇 주 동안 결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김민재가 왼쪽 아킬레스건염으로 치료와 회복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대표팀에서 소집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김민재

이후 대표팀 소집 훈련을 앞두고 홍 감독은 "김민재는 뮌헨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선수"라며 "아쉬웠던 부분은 뮌헨이 선수 부상 예방 차원에서 보호하지 않다 보니 결과적으로 우리(대표팀)가 중요한 일정에 핵심 선수를 빼고 경기를 치르게 됐다"고 뮌헨을 지적했다.

하지만 정작 홍 감독도 선수 보호에 대해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이미 김민재가 부상을 안고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대표팀 명단에 포함했다 소속팀에서 뛰기 어렵다고 밝히자 선심쓰듯 선수를 위해 용단을 내린 것처럼 한국행을 요구하지 않았다.

이어 오만전에서는 백승호(버밍엄시티)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출전했다 나란히 부상을 입어 중도 하차하게 됐다. 정승현(알와슬)도 오만전을 앞두고 훈련하다 다쳐 소집 해제됐다.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오른쪽)과 황인범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 경기에 출전해 황인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되지 않은 황인범(페예노르트)을 불렀다. 페예노르트는 홍 감독에게 최대 45분 정도만 뛰게 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홍 감독은 황인범을 요르단전에 선발 출전시켰고, 80분을 소화시키다 그라운드에 쓰러지자 그제서야 교체하며 휴식을 부여했다.

FIFA랭킹 23위인 한국이 이번 2연전에 상대한 오만(80위)과 요르단(64위) 모두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보다 한 수 아래라 평가된다.

그럼에도 홍 감독은 부담스러운 중동팀과 2연전을 맞아 제 컨디션이 아니고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유럽파 선수들을 대다수 선발했다. 하지만 결과는 챙기지 못했고 일부 선수는 도리어 부상을 안고 소속팀에 복귀하게 됐다.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오만과 경기 도중 발목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쓰러진 이강인

물론 선수 선발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누구도 건드릴 수 없다. 다만 눈앞에 보이는 성과를 위해 무리한 선발과 출전 지시는 홍 감독 자신이 말한 선수 보호와 정면으로 대치되는 행동이다.

홍 감독은 2021년부터 울산 HD 사령탑으로 팀을 이끈 바 있다. K리그를 경험하고 그러는 동안 울산뿐 아니라 여러 구단의 선수들을 지켜보고 분석했을 것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처럼 K리그를 속속 들여다 보고 알지 못했던 외국인 사령탑과 분명 다르다.

A매치 때마다 단순히 보여주기용으로 국내 선수들을 발탁해 명단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경기에 출전시켜 경험을 쌓게 한다면 세대 교체에도 도움되고 장거리 이동으로 지친 해외파 선수들에게는 휴식을 부여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챙길 수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K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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