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사회

서부지법 난동 사태 재판...‘다중 위력’, ‘부당한 구속’ 두고 이어진 법적 공방

지혜진 기자
입력 : 
2025-03-26 18:26:09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울서부지법에서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39명에 대한 2차 공판이 진행되었으며, 변호인들은 구체적인 '다중 위력'의 행위와 입증을 요구하며 검찰에 이의를 제기했다.

피고인들은 자신이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공소장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중 위력'의 범위와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추가 기소된 피고인에 대한 공판은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에 걸쳐 이어질 예정이다.

언어변경

글자크기 설정

서부지법 난동 사태 피고인 39명 2차 공판
변, “검찰, 피고인별로 입증취지 밝혀라”
63명 외 추가기소된 피고인 1인 공판도 열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지난 1월 19일 오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지난 1월 19일 오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했다. [연합뉴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우현)는 26일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39명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들은 검찰이 최초 기소한 63명 중 일부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20명, 오후 2시 30분부터 19명의 피고인이 재판을 받았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변호인들은 검찰에 ‘다중 위력’의 구체적인 행위와 그 근거를 특정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난 1월 19일 다중의 위력으로 서부지법 경내나 건물에 침입한 혐의(특수건조물침입)를 받는다. 이중 일부는 진입 과정에서 경찰을 폭행하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도 있다.

이날 오전 변호인단은 증거목록에 대부분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단은 “피고인별로 입증취지가 밝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공소사실을 ‘다중 위력’으로 적시한 만큼 구체적인 행위를 입증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 변호인은 “다수 피고인이 존재하는 경우 누가 어떤 행위를 했는지, 공동인지 개별인지 밝혀야 한다”며 “다수 피고인이 포함된 사건에서 억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죄의 경중에 따라 정확하고 형평성 있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 “증거 영상과 사진에 어떤 피고인이 나오는지 특정해 주고, 증인을 신청할 경우에는 증인이 어떤 피고인에 관련돼 있는지, 특정 피고인에 관련된 것인지, 피고인별로 공통되는지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검찰 측은 “그렇게 하겠다. 다만 진술조서 같은 경우에 다수 조서들이 있어서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추후 작성하더라도, 재판부가 말한 증거수집 방법, 주요 증거 조사 방법은 빠른 시일 내에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변호인 측에서는 “검찰이 증거정리에 소요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결국 특정 되지 않고 기소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소요시간이 걸릴 일이라면, 피고인들은 인신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부당한 구속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재판도 언급됐다. 조 전 대표는 뇌물수수 등 혐의로 2019년 12월 31일 불구속 기소됐고, 이후 3년 2개월 만인 지난 2023년 2월 1심 판결을 선고받았다.

한 변호인은 “(조 전 대표에게는) 신속한 재판이 아니라 공정한 재판을 받는다는 이유로 3년 2개월에 걸쳐 1심 판결이 선고됐다”며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사고가 발생한 바로 다음 날 천대엽 대법관이 방문해 ‘참담한 중범죄’라고 얘기해 모든 피고인들이 대부분 구속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디중 위력’ 행사의 범위와 그 증거는 이후 재판에서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수건조물침입은 단체나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했을 때 적용되는 혐의로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건조물침입죄와 달리 징역형만 인정되기 때문에 처벌이 더 무겁다. 또한 ‘특수’ 혐의가 입증되지 않을 경우 피고인 대다수를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받게 하는 게 부당하다는 주장도 계속 제기될 수 있다.

법원 침입해 유리문 부수는 지지자들. [유튜브 ‘락TV’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법원 침입해 유리문 부수는 지지자들. [유튜브 ‘락TV’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오후 재판에서도 변호인단은 검찰이 제시한 영상·사진 증거를 문제 삼았다. 한 변호인은 “검찰 측에서 전체 영상을 제출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유튜브 영상을 여러 개로 조각내서 제출했다”며 “이 부분은 오히려 피고인의 행위에 대해 편견을 가지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판에서 피고인들은 자신이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 피고인은 “공소사실 전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 공소장은 유추해석으로 점철돼 있다”며 “경찰에 진술했던 내용도 일체 반영돼 있지 않기에 각 피고인별로 행위를 명확히 분류해 공소장을 변경해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피고인은 “단순한 반성문조차도 어떻게, 언제 제출하면 되는지 (변호사와) 소통할 수 없는 상태”라며 “불구속 상태로 수사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오전 특수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추가 기소된 피고인에 대한 첫 공판도 이뤄졌다.

이들에 대한 추가 기일은 오는 31일과 다음달 7일, 14일과 21일, 30일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