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연은 총재 “채권 시장의 인플레 우려, 적신호 될것”

김윤지 2025. 3. 26. 18:2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비둘기파’ 굴스비 총재, FT와 인터뷰
채권 시장 장기 인플레 기대치 언급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에 영향 줄 수 있어”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미국 채권 투자자들의 우려는 금리 인하 경로를 뒤바꿀 수 있는 주요 적신호가 될 것이라고 26일 경고했다. 굴스비 총재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내 통화정책 완화를 선호하는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사진=AFP)
굴스비 총재는 이날 공개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만약 시장 기반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지난 두 달간의 소비자 조사 결과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다면 이를 주요 적신호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미시간대학의 설문조사에서 소비자들의 향후 5년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1993년 이후 최고치인 연 3.9%를 기록한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연준은 지난주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설문조사에서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한 것과 달리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안정적이라는 점을 근거로 삼아 인플레이션이 곧 안정될 것이란 자신감을 드러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채권 시장의 향후 10년 중 후반 5년에 걸친 물가 상승률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나타내는 ‘5년-5년 향후 인플레이션 기대율’(T5YIFR)은 현재 2.2% 수준로, 가계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와 차이가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경제 수석 고문 출신으로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결권을 가진 굴스비 총재는 “만약 국채 시장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미국 가계의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수렴한다면 연준은 반드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전 세계 중앙은행의 중요한 책무다. 만약 대중들이 중앙은행을 신뢰하지 않게 되면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이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경제는 1980년대 이후 큰 폭의 물가 상승을 경험했으며, 연준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만큼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통제하는 일이 평소보다 훨씬 더 중요해졌다고 FT는 짚었다.

굴스비 총재는 현재 연준이 2023~2024년에 보였던 이른바 ‘황금 경로(golden path)’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그 시기에는 성장 둔화나 실업률 증가 없이 인플레이션이 2%대로 자연스럽게 복귀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 2022년 6월 6.8%에 달했으나 지난해부터 2%대로 완화됐다.

하지만 지금은 “공기 중에 먼지가 가득 낀 듯한(dust in the air)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굴스비 총재는 진단했다. 그는 향후 12~18개월 내 금리 수준이 “꽤 많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다음 금리 인하 시점은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처럼 먼지가 가득한 상황에서는 ‘기다리며 지켜보는 전략’이 올바른 접근 방식”이라면서도 “기다리는 데도 비용이 따른다. 기다리는 동안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는 있지만 점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은 잃게 된다”고 부연했다.

그는 “향후 3~6주가 일련의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 2일 주요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하는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다. 굴스비 총재는 미국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밀집한 미시간주를 관할하고 있다. 그는 “미시간주 경영진들을 만나보면 그들은 4월 2일을 중요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기준점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들은 적용 규모, 면제 사항 유무 등 상호관세가 어떻게 발표될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면서 “특히 자동차 부문은 캐나다와 멕시코와의 결합 정도가 크기 때문에 관세가 어떻게 적용될지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윤지 (jay3@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