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연은 총재 “채권 시장의 인플레 우려, 적신호 될것”
채권 시장 장기 인플레 기대치 언급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에 영향 줄 수 있어”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미국 채권 투자자들의 우려는 금리 인하 경로를 뒤바꿀 수 있는 주요 적신호가 될 것이라고 26일 경고했다. 굴스비 총재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내 통화정책 완화를 선호하는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이 같은 발언은 미시간대학의 설문조사에서 소비자들의 향후 5년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1993년 이후 최고치인 연 3.9%를 기록한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연준은 지난주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설문조사에서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한 것과 달리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안정적이라는 점을 근거로 삼아 인플레이션이 곧 안정될 것이란 자신감을 드러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채권 시장의 향후 10년 중 후반 5년에 걸친 물가 상승률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나타내는 ‘5년-5년 향후 인플레이션 기대율’(T5YIFR)은 현재 2.2% 수준로, 가계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와 차이가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경제 수석 고문 출신으로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결권을 가진 굴스비 총재는 “만약 국채 시장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미국 가계의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수렴한다면 연준은 반드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전 세계 중앙은행의 중요한 책무다. 만약 대중들이 중앙은행을 신뢰하지 않게 되면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이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경제는 1980년대 이후 큰 폭의 물가 상승을 경험했으며, 연준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만큼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통제하는 일이 평소보다 훨씬 더 중요해졌다고 FT는 짚었다.
굴스비 총재는 현재 연준이 2023~2024년에 보였던 이른바 ‘황금 경로(golden path)’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그 시기에는 성장 둔화나 실업률 증가 없이 인플레이션이 2%대로 자연스럽게 복귀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 2022년 6월 6.8%에 달했으나 지난해부터 2%대로 완화됐다.
하지만 지금은 “공기 중에 먼지가 가득 낀 듯한(dust in the air)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굴스비 총재는 진단했다. 그는 향후 12~18개월 내 금리 수준이 “꽤 많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다음 금리 인하 시점은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처럼 먼지가 가득한 상황에서는 ‘기다리며 지켜보는 전략’이 올바른 접근 방식”이라면서도 “기다리는 데도 비용이 따른다. 기다리는 동안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는 있지만 점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은 잃게 된다”고 부연했다.
그는 “향후 3~6주가 일련의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 2일 주요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하는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다. 굴스비 총재는 미국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밀집한 미시간주를 관할하고 있다. 그는 “미시간주 경영진들을 만나보면 그들은 4월 2일을 중요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기준점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들은 적용 규모, 면제 사항 유무 등 상호관세가 어떻게 발표될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면서 “특히 자동차 부문은 캐나다와 멕시코와의 결합 정도가 크기 때문에 관세가 어떻게 적용될지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윤지 (jay3@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안동 골프장 캐디 “산불 났는데 근무하라고…손님들 도망"
- 임영웅, 세금 체납으로 51억 펜트하우스 압류됐다 해제
- “불길에도 몸부림”…새끼들 지켜낸 엄마 백구
- 추성훈, 김새론 장례비 전액 부담 소문에…"가짜뉴스"
- 박기영, 재혼 5년 만에 두 번째 파경
- “이상한 냄새” 신고에 갔더니…부패한 시신에 청테이프가
- 주민 구하려 했나…영양군 이장 가족 '참변'
- 최불암, 14년 지켜온 '한국인의 밥상' 하차…최수종 후임 [공식]
- 백종원 효과 사라지나…헤어질 결심하는 더본코리아 가맹점주
- "욕 먹어도 이젠 괜찮아"… S.E.S. 슈, 도박 끊고 새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