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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유학생 "韓취업 비자때문에 못해요"

이윤식 기자
입력 : 
2025-03-26 17: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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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의 난방기기 중소기업 A사는 고령화로 인한 인력난을 겪고 있으며, 외국인 유학생의 취업을 통해 인력 문제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한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이 E-9 비자 전환을 통해 취업할 수 있도록 외국인고용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으며, 조사에 따르면 유학생의 86.5%가 한국에서의 취업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E-7 비자 취득의 어려움과 E-9 비자에 대한 수요가 있는 상황에서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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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 유학생 설문
86% 국내 취업 희망하는데
비자 문제가 취업 걸림돌로
일하려면 E-7 필요하지만
취득 어렵고, 직종도 제한
2명중 1명은 "中企도 좋아"
2030 외면하는 중소기업에
비자 완화해 외국인 인력을
사진설명


충북 제천에 위치한 난방기기 중소기업 A사는 직원 10명 중 7명이 50세 이상이다. 직원 평균연령은 53세이고, 최고령자는 69세다. A사 대표는 "젊은 직원을 뽑으려고 해도 2030세대는 지원조차 없다"며 "기존 직원의 숙련된 기술이 자연스럽게 후배 직원에게 전수돼야 하는데 기술 전수가 끊길까봐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중소기업이 고령화되고 인력난이 심해지는 가운데 중소기업계는 한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을 중소기업에 취업시켜 인력 운용의 숨통을 틔워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직원 중 50대 이상 비중은 2014년 38.0%에서 지난해 48.6%로 껑충 뛰었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직원 2명 중 1명이 50대 이상이라는 얘기다.

중소기업계는 인력난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이 졸업 후 비전문취업(E-9) 비자로 전환해 일할 수 있도록 외국인고용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26일 중소기업중앙회가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8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외국인 유학생 졸업 후 진로 의견 조사'에 따르면 86.5%가 졸업 후 한국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문학사 재학 유학생은 90.8%가 국내 취업을 원했다.

한국에서 취업하고 싶은 이유로는 '한국에 계속 살기 위해서'가 35.2%로 가장 많았고, '본국 대비 높은 연봉'(27.7%), '관심 있는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서'(25.6%)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외국인 유학생은 한국에서 취업하기 위한 특정활동(E-7) 비자를 획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졸업 후 고용계약에 따라 취업 활동을 하려면 E-7 비자를 받아야 한다.

응답 유학생 중 E-7 비자 취득이 어렵다고 한 비율은 '매우 어려움'(22.2%)과 '어려움'(44.5%)을 합해 총 66.7%나 됐다. E-7 비자를 획득하기 어려운 이유로는 '해당 비자로 채용하는 기업이 적어서'(40.0%), 'E-7 비자의 직종이 제한적이라서'(21.4%) 등이 꼽혔다.

현 제도상 유학(D-2)이나 구직(D-10) 비자에서 전환이 안 되는 E-9 비자에 대한 수요도 있었다. 유학생 58.8%는 E-9 비자가 허용되면 이를 취득해 중소기업 생산직 등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외국인 유학생의 E-9 비자를 허용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지난해 11월 발의됐지만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한국어 능력을 갖춘 유학생을 중소기업에 적극 활용하기 위해 E-9 비자 전환 허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인 유학생을 고용허가제 참여 대상에 포함하는 외국인고용법 개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적으로 고용허가제에 참여하고 있는 17개국 출신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 능력, 졸업 학점, 기초자격 수준 등을 전환 요건으로 선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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