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민주주의 배신, 美 공연 전부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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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59·사진)의 이름이 떠들썩하게 국제 이슈가 됐다.
지난 1일 '트럼프의 미국에서 공연할 수 없다'며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영상 인터뷰로 만난 테츨라프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올바른 결정이라고 확신한다"며 "수많은 음악이 자유와 개인의 가치를 이야기하지만 현재 미국에서는 이런 가치가 폐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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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개성의 가치 지켜야"

최근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59·사진)의 이름이 떠들썩하게 국제 이슈가 됐다. 지난 1일 '트럼프의 미국에서 공연할 수 없다'며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매년 전 세계를 순회하는 세계적 연주자가 뉴욕 카네기홀을 비롯해 내년 4월까지 잡혀 있던 총 22회의 미국 공연을 전격 취소했으니,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 건 당연했다. 영상 인터뷰로 만난 테츨라프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올바른 결정이라고 확신한다"며 "수많은 음악이 자유와 개인의 가치를 이야기하지만 현재 미국에서는 이런 가치가 폐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러시아적 태도, 트랜스젠더 관련 정책 변화 등에 대한 우려를 언급한 것이다.
'악성' 베토벤의 예도 들었다.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은 당초 프랑스 혁명의 영웅이던 나폴레옹에게 헌정하기 위해 쓰였다. 그러나 나폴레옹이 쿠데타를 일으켜 공화정을 붕괴시키고 스스로 황제에 오르는 모습을 본 베토벤은 헌정을 철회했다. 테츨라프는 "프랑스 혁명을 지지하고 본인 음악을 자유와 평등의 상징으로 삼았던 베토벤의 면모를 볼 수 있다"며 "베토벤이 나폴레옹에게 배신감을 느꼈듯, 나도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는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에 우리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테츨라프는 미국에서 공연을 열게 된다면 '인권단체를 위한 후원 공연'이어야 한다는 전제를 걸었다. 이번 보이콧 역시 특정 정파나 이념이 아닌 '인권'에 관한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음악가는 정치인이 아니며 그래서도 안 된다"면서 "어떤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정치적인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음악은 단순한 오락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타인을 배려하고, 연민을 나누고, 영혼을 탐구하며 자유와 개성을 지키기 위한 가장 인간적인 표현 방식입니다. 저는 이런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그곳에서 공연을 하고 세금을 내는 게 양심적으로 용납되지 않습니다."
미국 투어는 취소했지만, 한국에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리사이틀을 연다. 5월 1~2일 서울 예술의전당과 부산문화회관에서 연달아 내한 공연이 예정됐다. 19세기 낭만주의 시대의 수크, 브람스, 시마노프스키, 프랑크 등 네 작곡가를 들려준다. "특히 수크는 인상주의, 표현주의, 무조주의 같은 특정 사조에 속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갔어요. 당대 주요 작곡가였지만, 그래서인지 대중적으로는 거의 잊혔죠. 흥미로운 수크의 음악이 좀 더 주목받기를 바라요."
테츨라프는 콩쿠르 입상 경력 없이 베를린필, 런던심포니, 위그모어홀 등 세계 최고의 악단·공연장에서 상주 음악가로 활동하며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그는 음악 연주에 대해 "중요한 건 최대한 진실된 연주를 하는 것"이라며 "정말 살아 있는 연주는 호기심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단순히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 때론 공격적이고 날것일 수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연주 곡에 대한 강한 믿음이 나를 나아가게 해준다"고 밝혔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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