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떼려던 중국에 혹 붙인다…미군, 필리핀에 타이폰 추가 배치 계획

미군, 지난해 4월 필리핀에 첫 도입
중국, ‘도발’이라며 철거 강력 요구
올해 필리핀에 타이폰 체계 추가 논의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이 필리핀에 중거리 미사일 체계를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필리핀은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분쟁 중이어서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26일 현지 매체 필리핀스타 등에 따르면 프란셀 마르가레스 파디야 필리핀군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필리핀에 ‘타이폰’을 추가 배치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파디야 대변인은 “필리핀군에는 환영할만한 진전”이라며 “(타이폰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도입되면 더 효과적으로 훈련할 수 있으므로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군이 태평양 지역에 타이폰 추가 배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미국 방산전문매체 디펜스뉴스의 지난주 보도와 관련해 이렇게 답변한 것이다.

로이 빈센트 트리니다드 필리핀 해군 대변인은 중국의 반발 가능성에 대해 “필리핀의 방위 태세는 다른 국가에 맞서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은 주권국의 행동이며, 우리는 규정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지지한다”며 “중국은 국제법을 준수하지 않고 지역에 혼란을 일으켜왔다”고 지적했다.

타이폰은 미국 최신 중거리 미사일 체계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SM-6 신형 요격 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해 4월 양국 합동 훈련 기간 타이폰을 필리핀에 반입해 남중국해에 면하고 대만해협과 가까운 루손섬에 배치했다.

미국은 이후 이를 유지했고, 필리핀은 지난해 12월 타이폰을 정식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타이폰 배치를 ‘도발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철거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미국과 필리핀이 이날 타이폰 추가 배치를 언급한 것이다.

한편, 미국과 필리핀은 전날 루손섬 등지에서 연례 합동 훈련을 시작했다.

오는 28일에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필리핀을 취임 후 처음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