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시범경기서 3타수 무안타, 타율 0.250·OPS 0.829로 시범경기 마친 이정후 “몸 상태 좋아, 빨리 경기에 뛰고파”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 AP연합뉴스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025년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일정을 전부 마무리했다. 그는 몸상태가 정말 좋다며 다가오는 정규시즌을 기대케 했다.

이정후는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2025 MLB 마지막 시범경기에 3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로써 올해 이정후의 시범경기 최종 성적은 14경기 타율 0.250, 2홈런, 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29가 됐다.

MLB가 주목하는 유망주 잭슨 조브를 상대한 이정후는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을 맞이했다. 그리고 초구 97.9마일(약 157.6㎞) 패스트볼을 공략했지만 중견수 플라이에 그쳤다.

3회말 1사 1루에서 두 번째 타석을 맞은 이정후는 잘 맞은 타구 2개가 파울 라인 밖으로 벗어나는 불운을 겪었고, 결국 볼카운트 1B-2S에서 스트라이크존 하단을 걸치는 86.9마일(약 139.9㎞) 커터를 꼼짝없이 지켜보며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5회말 2사 2루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디트로이트의 오른손 투수 케이시 마이즈를 상대해 2구째 바깥쪽으로 들어오는 83.3마일(약 134.1㎞) 슬라이더를 공략했으나 2루수 땅볼에 그쳤고, 7회초 수비 때 교체됐다.

돋보이는 성적은 아니지만, 허리 통증으로 인해 지난 14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시범경기 이후 열흘 가까이 타석에 서지 못했던 이정후는 24일 구단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와 연습경기, 25일과 26일 디트로이트와 시범경기에 연이어 출전하며 개막전 출장 준비를 마쳤다.

이정후. AP연합뉴스

이정후는 이번 시즌을 그 누구보다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지난해 6년 1억1300만달러에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한 이정후는 5월13일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에서 어깨를 다쳐 수술대에 오르면서 MLB 첫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지난해 성적은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2도루, OPS(장타율+출루율) 0.641이었다.

재활에 공을 들인 이정후는 이번 시즌 스프링캠프부터 함께했고, 중간에 관계자들과 팬들을 긴장케 하는 허리 통증 이슈가 있긴 했지만 결국 아무런 문제 없이 시범경기까지 잘 마무리했다.

이정후는 이날 6회말 공격이 끝난 뒤 현지 중계방송사와 인터뷰에서 “몸 상태는 정말 좋다. 빨리 경기에 나서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한국에서 7년, 미국에서 2년 등 여러 번 스프링캠프를 치렀는데 올해가 가장 빨리 지나간 느낌이다. 훈련량도 많았다. 최고의 구단에서 최상의 지원을 받으며 건강하게 복귀했으니 보답해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AP연합뉴스

지난해 1번 타자로 활약했던 이정후는 올 시즌은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의 의중에 의해 3번 타자로 시즌을 시작한다. 이에 대해 이정후는 “타순마다 팀이 원하는 모습이 있다. 매 경기 팀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모든 중견수가 오라클 파크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아름다운 구장에서 나도 아름다운 퍼포먼스를 펼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와 함께 한국과 MLB 투수들의 차이에 대해서는 “일단 직구와 변화구 구속은 모두 MLB 투수들이 빠르다. 한국 투수는 종으로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자주 던지는데, 미국에서는 스위퍼 등 횡적인 변화구를 많이 본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MLB 2년차를 맞는 이정후는 미국 생활에 완벽히 적응했다. 이제 남은 일은 자신의 실력을 다 보여주는 것이다. 이정후는 “바다가 보이는 곳에 살아서 좋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햄버거”라며 “야구장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정후. 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