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적 절반이 불탔다"…경북 덮친 화마에 노인들 참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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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닷새째 확산되며 대형 재난으로 번지고 있다.
인명·시설·문화유산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최소 18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의 진화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산불지역은 경남 산청·하동, 경북 의성·안동, 울산 울주 온양·언양 등 모두 6곳으로 총 1만7534㏊의 산림이 소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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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면적 3.7만ha 육박…서울 절반이 불탄 셈
사망자의 상당수는 거동 불편한 고령자
실버타운 차량 폭발, 마당서 대피 중 참변도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닷새째 확산되며 대형 재난으로 번지고 있다. 인명·시설·문화유산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최소 18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의 상당수는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로 차량이나 도로에서 대피 도중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난문자 혼선과 ‘뒷북 대응’ 등 당국의 미흡한 초기 대응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밤사이 "사람이 쓰러져있다" 신고 잇따라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이번 산불사태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모두 18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북 14명, 경남 4명이다. 중상자는 경북 1명, 경남 5명 등 6명, 경상자는 경북 6명, 경남 5명, 울산 2명 등 13명으로 파악됐다.
당국의 진화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산불지역은 경남 산청·하동, 경북 의성·안동, 울산 울주 온양·언양 등 모두 6곳으로 총 1만7534㏊의 산림이 소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북 영덕군의 피해 면적(2만ha)과 합치면 서울 전체 면적(약 6만ha)의 절반이 넘는 규모에 해당한다.
가장 피해가 큰 곳은 의성과 안동이다. 1만5158㏊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지역에는 헬기 87대, 인력 4919명이 투입돼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진화율은 68%에 그치고 있다. 산불 피해를 본 주택과 공장, 사찰, 문화재 등은 모두 209곳이다.
영덕군도 산불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 중 하나다.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피해면적이 2만ha에 육박하며, 이는 영덕군 전체 면적의 약 27%에 해당한다. 주민 4345명이 인근 임시대피소 등으로 피신한 상태다.
동시다발 산불로 인한 이재민도 크게 늘어 2만779명이 임시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이 중 1073명만 집으로 돌아갔을 뿐 나머지 2만6000여명은 아직 임시대피소 등에 머물러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불은 강풍을 타고 안동과 청송을 넘어 영덕과 영양까지 급속히 확산해 주요 문화재까지 위협하고 있다. 의성군 단촌면 등운산 자락에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는 전날 오후 5시께 산불에 완전히 소실됐다. 안동시 길안면에 있는 용담사, 묵계서원에도 불이 번져 일부가 소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로 알려진 경북 안동 만휴정(晩休亭)은 화마 속에 큰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도 의성에서 번진 산불이 한때 5㎞ 지점까지 위협해 위기를 맞았다. 소방당국은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에 소방차, 인력을 동원한 방어선을 구축해 가옥 등에 밤늦게까지 물을 뿌리는 등 화마를 막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불길은 청송 주왕산국립공원에도 번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산불로 서울 면적의 30% '잿더미'
25일 밤부터 26일 새벽까지 경찰과 소방당국에는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경북 영덕에서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주민 3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실버타운 입소자 3명은 대피 중 타고 있던 차량이 폭발하면서 목숨을 잃었다.
이날 0시 2분께 안동시 임동면의 한 주택 마당에서는 50대 부부가 대피 도중 불길에 휩싸이며 여성이 숨지고, 남편은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짐을 가지러 잠시 자택에 들렀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5~7시 사이 청송군 청송읍, 진보면, 파천면에서는 각각 60대 여성, 70대 남성, 80대 여성이 숨졌다. 같은 날 안동시 임하면의 한 마당에서도 70대 여성이 산불 연기로 질식해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신고했다.
산불이 번지고 있는 영양군 석보면에서는 25일 밤 11시쯤 불에 탄 남녀 시신 4구가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이들이 연기를 피하지 못해 질식하거나 불길을 피해 대피하던 중 참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최악의 상황 가정하고 대응"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로 역대 최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기존의 예측 방법과 예상을 뛰어넘는 양상으로 산불이 전개되는 만큼, 전 기관에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응해 줄 것을 거듭 당부드린다"고 지시했다.
이어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제적 대피, 철저한 통제, 그리고 예찰 활동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다소 불편하더라도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 대행은 또한 "산불이 확산함에 따라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이재민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며 "정부는 이재민들이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긴급 구호를 비롯해 행·재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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