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따뜻했고 존경했던 사람”…故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조문 이틀째 이어져
용석우 VD사업부장 등 이틀째 빈소 찾아
차분한 분위기 속 조문 발걸음 이어져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고(故)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별세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전현직 임원들이 하루종일 빈소를 지키며 마지막 가는 길에 조의를 표했다. 삼성전자 TV 사업부를 세계 1위로 만든 ‘일등공신’이자, 인공지능(AI) 비전을 제시하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37년 삼성맨’의 업적을 기렸다.
용석우 VD사업부장 사장은 장례 이틀째인 26일 오전 9시 15분께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다시 찾았다. 용 사장과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 등 DX부문에서 그와 오랜 기간 일해온 사장단들은 전날에 빈소가 차려지기 전인 오전 일찍부터 밤 10시께까지 장례식장에 머무른 것으로 전해진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가족의 충격이 큰 만큼,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조문이 이뤄졌다.
삼성전자 전현직 임원을 비롯한 정재계 외부 인사들은 잇따라 빈소를 찾았다.
전날에는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부회장을 비롯해 전경훈 디바이스경험(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한진만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김용관 DS부문 경영전략담당, 송재혁 DS부문 CTO, 최원준 모바일경험(MX)사업부 개발실장, 이영희 브랜드전략위원, 이원진 글로벌마케팅실장, 김원경 글로벌대외협력실(GPA) 사장 등이 조문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오준호 삼성전자 미래로봇추진단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김이태 삼성카드 대표이사 등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신종균 전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 실장, 최치훈 삼성물산 전 사장(전 이사회 의장), 경계현 고문(전 DS부문장) 등 전직 임원들도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최치훈 전 사장은 “삼성전자에 있을 때 가장 따뜻한 사람이었다”며 “너무나도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이어서 가슴이 아프다”고 애도를 표했다.
김용관 담당은 “(한 부회장이) 의료기기 사업부장일 때 보스였다”며 “자꾸 말 시키면 눈물이 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 부회장과 함께 ‘투톱’ CEO로서 삼성전자를 이끌었던 경계현 고문은 “무슨 말씀을 드리겠느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 부회장은 지난 1988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 대표이사 부회장까지 오르며 ‘샐러리맨 신화’를 쓴 인물로 꼽힌다. 30년 넘게 TV 부문에만 몸 담은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TV 전문가로서, 삼성전자를 글로벌 TV 시장 1위로 만든 주역이다.
그는 2021년 12월 정기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DX 부문장을 맡았다. 매머드급 조직의 수장으로서 TV뿐만 아니라 생활가전, 모바일, 네트워크 등 4개 사업부를 모두 짊어지며 반도체를 제외한 삼성전자의 모든 상품을 총괄하는 사령탑이 됐다. 2022년 3월엔 CEO로 선임됐다. 같은해 10월부턴 생활가전(DA)사업부장을 겸직했고 지난해 11월엔 DX부문 품질혁신위원장도 맡았다. CEO, DX부문장, DA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장 등 ‘1인 4역’을 소화하며 삼성전자의 위기 극복을 이끈 것이다.
그는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AI 대중화’ 시대의 포문을 열겠다는 포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지난 19일 진행된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 현장에서 그는 “기본으로 돌아가 재도약 기틀 다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위기 극복을 다짐했다. 갑작스러운 별세로 이것이 그의 마지막 경영 메세지가 됐다.
한 부회장은 당초 오는 26일에도 신제품 공개 행사인 ‘웰컴 투 비스포크 AI’에서 직접 기조연설자로 나서 삼성전자의 AI 홈 비전과 비스포크 AI 신제품을 소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비보에 행사는 28일로 연기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추모가 이어졌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도 빈소를 찾아 “지난주에 식사도 했었는데…믿기지 않는다”며 황망한 마음을 표했다. ‘삼성 갤럭시 신화’의 주역으로 불리는 그는 고 한 부회장의 전임 대표이사다.
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일본 회사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며 삼성전자의 TV를 세계 최고의 자리를 만든 주역이었다”며 “아직도 할 일이 많고, 수많은 후배 임직원들이 존경하고 따르던 아우님께서 왜 이리 빨리도 먼 길을 떠나십니까”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오늘 우리나라 가전의 큰 별이 떨어졌다”며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드는 데 헌신했던 아우님의 그 노력과 열정은 후배들에게 길이 남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업계 동료인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빈소를 찾았다. 그는 “전자산업에 오랫동안 기여를 해주신 분인데 참 훌륭하신 분이 너무 일찍 가신 것 같다”며 “삼가 애도를 표합니다”고 말했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도 착잡한 표정으로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그는 “삼성전자를 위해서 뿐 아니라 (나라의) 발전에 있어서 거의 분골쇄신 몸을 갈아넣고 애쓰셨던 분인데 이렇게 갑자기 가시게 됐다”며 “너무나 충격적이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찬희 삼성전자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그는 조문을 마치고 “정말 슬픈 일”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편, 삼성전자는 사내 게시판에 “지난 37년간 회사에 헌신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은 TV 사업 글로벌 1등을 이끌었으며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세트 부문장과 DA사업부장으로서 최선을 다해왔다”고 추모했다.
그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7일, 장지는 시안가족추모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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