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직원인데요"…국장 살아난다 싶더니 주식사기 스멀스멀
신분증에 자격증까지 위조해 투자 유도
당국, '단기 고수익 보장' 기대심리에도 경고
주식사기가 또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속된 피해와 그에 따른 예방안내, 투자자 교육도 강화하고 있지만, 기술의 발달로 사기수법이 고도화하면서 고수익 기대심리를 파고드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증권회사와 자산운용사 직원을 사칭하는 주식사기가 빈번하게 접수되고 있다. 기술발달로 신분증 위조는 물론 실제 트레이딩 창과 흡사한 웹사이트까지 구축해 투자자를 현혹하는 것이다.
증권사 PB센터 사원증 위조해 입금 유도
삼성증권에서는 올 초 PB센터 사원증과 명함까지 도용한 사기사례가 접수됐다. 피해자는 삼성증권 직원이 명함과 사원증까지 제시하니 당연히 증권사 직원인줄 알았다고 했다.
사칭 직원이 해당 거래에 직접 관여하는 것처럼 속이고, 자금을 특정 계좌로 입금하도록 한 후 트레이더스라는 사기계정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유도했다.
대체거래소 출범 후에는 대체거래소 거래를 위해 계좌개설을 하면 현금으로 30만원을 지급한다며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걱정하니 삼성증권 온라인 마케팅에 동의해서 연락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네이버 톡방에서 삼성증권을 사칭, 기관투자자들이 대량매수한 주식을 배분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홍보한 사기 프로젝트도 발각됐다. 톡방에 전달된 투자 전용계좌를 클릭하는 순간 사기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증권사에서는 절대로 사적 금융거래를 하지 않는다"며 "본인 계좌를 통한 투자 외에는 어떠한 경우라도 타인 명의의 계좌로 자금이체를 요청하지 않는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르는 사람이 급등주 정보를 줬다
비교적 전통적인 방식이 된 문자나 모바일 톡방을 통한 접근도 여전히 많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자사 리서치 센터의 애널리스트를 사칭한 사기 사례를 적발했다. 위조된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며 신뢰를 준 다음 카카오톡으로 초단타매매 정보를 주며 접근, 소액의 주식 배당금을 일부러 지급한 후 더 많은 배당금을 줄 것처럼 유혹하며 투자금 입금을 유도한 사례다.
심지어 NH투자증권 직원을 사칭한 후 이미 리딩방 피해를 본 피해자에게 접근해 피해보상을 해주겠다고 접근한 사기행각도 접수됐다.
추적을 피할 수 있는 텔레그램에서 증권사 임원을 사칭한 사례도 있었다. 급등주를 소개하면서 장마감 브리핑 등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스터디방을 만들어 투자에 도움을 줄 것 처럼 접근, 결국 부정행위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회사를 사칭해 진행하는 비상장주식 이벤트가 확인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특정 비상장주를 입고해주겠다고 연락한 후 실제 입고까지 진행된 사례다.
주식 입고 후에는 해당 종목을 고가에 매수할 것처럼 계약서를 체결하는 척하고 투자금을 추가로 입금하도록 요구했다. 유안타증권은 사안이 위중한 것으로 판단, 해당 사기에 사용된 전화번호와 범죄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고객들에게 알렸다.
작년 발생 주식사기 절반은 '사칭' 사기
증권사 등 기관의 직원을 사칭하는 사기는 금융감독당국에 적발된 사례만 봐도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월에 발표한 2024년 금융투자업 사기 피해사례를 보면 불법 사이트 및 게시글만 4325건에 달한다.
금감원은 이 중 1428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차단을 의뢰하고, 피해사례와 혐의가 구체적인 60건은 수사의뢰했다.
특히 수사의뢰한 60건 중 절반에 달하는 28건이 금융회사 등을 사칭한 투자중개(46.7%)로 확인될 정도로 사칭사기가 만연한 상황이다.
감독당국은 소비자 유의사항과 대응요령을 전 증권사 등 기관에 전달 공표한 상황이지만, 피해를 완벽히 차단하기는 역부족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단기에 고수익을 보장하고 투자손실을 만회할 기회 등을 제공한다는 말에 기댄 투자자들의 심리도 사기피해를 끊이지 않게 하는 요인"이라며 "불법업자와의 거래로 발생한 손해는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제도권 금융회사인지를 확인한 후 거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상원 (lsw@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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