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된 ‘롤코’”…하정우 표 ‘로비’, 매끈하고 성공적인 분투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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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멀게만 느껴질 수 있는 '골프'라는 스포츠는 소재에 불과하다.
'골프 영화'의 탈을 썼지만, 골프가 아닌 골프장에 모인 때로는 치졸하고 때로는 지질한 인간군상의 면면을 끝내주는 '말맛'으로 그려낸 매끈한 코믹 소동극, 하정우의 세 번째 연출작 '로비'다.
동료의 성과를 탐내는 라이벌과 권력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신의 잇속을 채우려는 골프장 사장 등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가 우리가 회사 생활 안과 밖, 혹은 일상 생활 속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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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멀게만 느껴질 수 있는 ‘골프’라는 스포츠는 소재에 불과하다. ‘골프 영화’의 탈을 썼지만, 골프가 아닌 골프장에 모인 때로는 치졸하고 때로는 지질한 인간군상의 면면을 끝내주는 ‘말맛’으로 그려낸 매끈한 코믹 소동극, 하정우의 세 번째 연출작 ‘로비’다.
4월 2일 개봉하는 ‘로비’는 기술은 좋지만 사업 수완도, ‘빽’과 돈도 없는 스타트업 대표 창욱의 ‘웃픈’(웃기지만 슬픈) 분투기를 그린다. 친구였지만 라이벌이 된 타고난 사업가 광우(박병은)가 자신의 기회를 번번이 빼앗을 수 있었던 비결이 ‘접대’였다는 걸 알게 된 그는 4조 원짜리 국책사업 입찰 성공을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에 나선다.
●골프 영화 탈을 쓴 공감 100배 오피스 소동극
영화의 핵심 소재인 골프는 이 영화의 진입장벽이기도 하다. 대중적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됐지만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멀게만 느껴지는 스포츠가 바로 골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골프는 축구나 야구처럼 스포츠 영화 특유의 역동적인 쾌감을 집중해 보여주기 적합한 스포츠 또한 아니기에 일부 관객은 일찌감치 영화를 향해 물음표를 그릴 수도 있다.
창욱과 최실장 뿐만 아니다. 동료의 성과를 탐내는 라이벌과 권력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신의 잇속을 채우려는 골프장 사장 등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가 우리가 회사 생활 안과 밖, 혹은 일상 생활 속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이다.
특히 권력과 부패의 상징인 조장관(강말금)을 제외한 대부분의 여성 캐릭터가 자신만의 중심을 제대로 잡고 있는 것과 달리, 나잇값 못하고 어린 여자에게 들이대는 최실장를 비롯해 허세와 겉멋만 가득한 마배우(최시원), 온 집안에 CCTV를 설치해 놓는 의처증에 걸린 남편(박해수) 등 남자 캐릭터는 모두 ‘하남자’ 혹은 ‘소인배’로 그려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영화가 ‘개저씨’(중장년층 남성 중에서 무개념인 사람을 비하하는 표현)를 향한 통렬한 풍자극처럼도 보이기도 하는 이유다.
하정우의 세 번째 연출작인 이번 영화는 여러 캐릭터가 끊임없이 말을 쏟아내며 유머를 자아낸다는 점에서 그의 첫 연출작 ‘롤러코스터’를 떠올리게도 한다. ‘롤러코스터’ 역시 많은 캐릭터의 티키타카 ‘말 개그’가 최고 장점으로 꼽힌 작품으로, 2013년 개봉 당시 27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지만, 마니아 관객의 취향을 저격해 2차 판권 시장에서 뒤늦게 재조명되는 등 ‘숨겨진 명작’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롤러코스터’의 단점까지 그대로 답습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돋보인다. 자신만의 독보적인 색깔을 드러낸 10명의 주요 캐릭터가 톱니바퀴처럼 기가 막히게 맞물려 쉴 새 없이 티키타카 대화를 이어가는 ‘로비’에게 ‘롤러코스터’의 개성이 느껴지는 게 사실이지만, 모든 캐릭터를 지나치게 극화시켰던 ‘롤러코스터’와 달리 우리 주변에 볼 수 있을 법한 여러 종류의 진상 캐릭터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차별화를 뒀다. 이를 통해 일부 마니아 관객의 취향에 머물렀던 ‘롤러코스터’보다 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대중적인 웃음을 자아낸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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