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가띵가”…이촌동 부동산에서 들려온 의외의 소리, 무슨 일? [르포]

“띵가띵가띵”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텅 빈 사무실에서 홀로 통기타를 조용히 튕기고 있었다. 손님이 그만큼 없다는 방증이었다.
이촌동에 방문한 시각은 평일 오후는 일반적으로도 중개업소 방문이 적은 시간이지만, 그럼에도 거리는 평소보다 더 한산했다.
지난 24일부터 용산구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되면서 이촌동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급격히 식었다.
이촌동은 한강 조망권, 조용한 고급 주거지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용산구 내에서도 위상이 독보적이며, 실거주 프리미엄이 강한 지역이다.
그러나 일정 기간 실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주택 매입이 불가능한 토지거래허가제가 적용되면서 외지인이나 투자자들의 진입이 어려워지며 이촌동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얼어붙었다.
기자가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요즘요? 하루에 전화 한 통도 안 와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그 전까진 갭투자 문의가 종종 있었는데, 지금은 실수요자 말고는 발길이 끊긴 셈이죠”라고 말했다.
인근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외지인들 전화가 뚝 끊겼어요. 이촌은 원래도 비싼 동네인데, 규제까지 더해지니 아무도 쉽게 접근 못 하죠. 투자자가 빠지면서 손님이 절반으로 줄었어요”이라고 말했다.

거리엔 하교한 어린이들만 간간이 지나갔고, 중개업소 거리엔 바람이 강하게 불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실수요자들도 발을 멈췄다.
40대 이촌동 주민 A씨는 “아이 학교 때문에 이사하려고 강남으로 매물을 알아봤는데, 토지거래허가제로 다시 묶였다고 해서 그냥 포기했어요. 우선 제집이 안 팔려요. 이럴 줄 알았으면 작년에 움직일 걸 그랬네요”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반면 50대 송파구 주민 B씨는 “강남에서 이사 오려고 오래전부터 봐온 지역이에요. 예전엔 급매가 나오면 투자자들이 먼저 집어갈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요즘은 그런 걱정 없이 천천히 볼 수 있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가 단기적으로는 거래 위축을 가져오겠지만, 이촌동의 입지적 특성상 장기적 가격 하락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용산은 개발 호재가 많고, 특히 이촌동은 강북권에서도 희소한 한강변 입지라는 장점이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관망세가 짙어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쉽게 꺾이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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