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전 잃은 슬픔…‘트라우마’ 걱정
[KBS 창원] [앵커]
불이 난 마을을 떠나 주변 초등학교나 체육관으로 급히 몸을 피한 주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있습니다.
두고 온 집에 불이 번지지 않을지, 또, 집엔 언제 갈 수 있을지, 온종일 마을을 오가는 헬기 소리에 맘 편할 새가 없습니다.
김효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았습니다.
평균 나이 80살이 넘는 하동 위태마을 주민들입니다.
산불이 하동까지 번지면서 지난 일요일 10km 떨어진 옥종초등학교로 몸을 피했습니다.
[양옥자/하동 위태마을 주민 : "(불이) 건너와서, 큰 강을 건너와서 우리 동네까지 오니까 진짜 무서운 거예요."]
잠 한숨 자지 못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김도례/하동 위태마을 주민 : "불이 묻혀가 있다가 또 살아나요. 그러니까 비 오기 전에는 우리가 마음이 항상 불안하지요. 어제저녁에 좀 자고, (계속) 못 자고."]
이곳에는 위태와 갈성, 고암 등 3개 마을 110명이 지내는데 대부분 70대 이상 고령자입니다.
["무슨 얘기 하십니까? 어제보다 오늘 기분이 어떠세요?"]
한평생 겪지 못한 재난에 불안한 마음을 심리치료 활동사가 일일이 찾아 돌봅니다.
주민들끼리 서로 지지하고 응원하는 치유 방법도 나눕니다.
["밤에 잠도 안 오고 밥을 차리는데 밥도 안 먹고 싶고 막 '왜 이렇지' 이럴 때는 여기 우리한테 전화 주세요."]
대피소에 마련된 상담소에서도 주민의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심리적 응급처치도 합니다.
[강용환/하동 갈성마을 주민 : "아픈데 없냐 그리고 약은 무슨 약 먹냐, 뭐 그리고 막 이 잠자리는 잘 주무시냐 (물어봐서), 상당히 고맙죠. 저한테. 도움이 많이 되죠."]
화재로 보금자리를 잃으면서 목숨을 끊으려는 피해 주민을 현장심리지원으로 포착해 심리 치료를 지원했고, 불에 타는 소리나 헬기 소리에도 화재가 떠오르는 재난 트라우마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박새봄/대한적십자사 경남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재난심리담당 : "같은 재난을 경험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혼자 마음속에 가져 주시지 마시고 주변 분들과 나누는 경험을 하시고…."]
집으로 돌아가더라도 불안이 가시지 않으면,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을 주저 없이 찾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
김효경 기자 (tell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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