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불’ 옮겨다니며 의성 산불 확산…최대 1㎞까지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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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똥이 생각보다 상당히 커요. 의성에서는 최소 600m, 최대 1㎞까지 불똥이 날아가는 걸 관측했습니다."
경북 산불 현장에 가 있는 권춘근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연구사는 25일 오후 한겨레에 이렇게 말했다.
2009년 호주에선 산불 불똥이 최대 35㎞까지 날아가기도 했다.
특히 청송의 경우, 산불이 삽시간에 확산된 저녁 6시께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25.1m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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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똥이 생각보다 상당히 커요. 의성에서는 최소 600m, 최대 1㎞까지 불똥이 날아가는 걸 관측했습니다.”
경북 산불 현장에 가 있는 권춘근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연구사는 25일 오후 한겨레에 이렇게 말했다. 이날 의성에서 진행 중이던 산불이 안동, 청송까지 크게 번진 데에는 ‘도깨비불’에 비유되는 ‘비화’(飛火) 현상이 큰 영향을 미쳤다. 불똥이 강한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날아가 수십에서 수백미터 떨어진 곳까지 불이 옮겨붙은 것이다.
상승기류와 강풍을 만난 불똥이 최대 2㎞ 정도 날아간 사례가 과거 국내에서 관측된 바 있다. 2009년 호주에선 산불 불똥이 최대 35㎞까지 날아가기도 했다. 권 연구사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상황이라, 다른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산불을 끄는 데 동원할 자원이 분산되어선 안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이번 산불의 빠른 확산에는 고온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남부지방 곳곳이 역대 3월 최고기온을 기록할 정도로 더웠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산불이 대형화된 의성은 28도, 크게 번진 안동은 26.6도까지 올랐다. 1973년 1월 기상관측 시작 후 3월 기온으론 가장 높게 오른 것이다. 오후에 산불이 크게 옮겨간 청송도 27.4도까지 올랐는데, 이 역시 역대 3월 최고기온이었다. 이밖에 충청권, 전라권 여러 곳들이 이날 3월 일 최고기온 신기록을 경신했다.

안동·의성·청송에는 25일 오후 강풍경보가, 22~23일부터 건조주의보가 발령되어 건조한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상태다. 목재 등의 건조한 정도를 나타내는 ‘실효습도’가 50% 이하가 되면 큰 화재로 번질 위험성이 높은데, 25일 실효습도는 의성 41%, 안동 36%, 청송 35% 등이었다. 산불을 삽시간에 확산시킨 비화 현상에는 무엇보다 ‘남고북저’ 기압계 아래에서 강하게 불어오는 서풍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25일 일 최대 순간풍속은 의성이 초속 14.5m, 안동이 초속 19.7m에 달할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다. 특히 청송의 경우, 산불이 삽시간에 확산된 저녁 6시께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25.1m에 이르렀다.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풍특보가 발표되는 등 유례없이 강한 바람은 전국적인 현상이었다. 충청권과 전라 내륙 지역에선 3월 일 최대 순간풍속 최고치를 기록한 곳들이 있었다.
현재로선 27일에야 비 소식이 있다. 전국적으로 약한 비가 내릴 전망인데, 산불이 크게 번진 경북·경남 지역의 경우 예상 강수량이 5∼10㎜ 정도다. 때문에 산불 지역에서는 비과 불과 닿자마자 대부분 증발할 것으로 보인다. 권 연구사는 “비로 인한 진화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나, 확산세를 누그러뜨리거나 강도를 줄일 정도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력·헬기 등의 투입 여건이 나아지는 등 진화 환경이 쉬워질 수 있다”고도 기대했다.
김규남 박기용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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