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대미 투자’ 선수 칠 때…삼성은 중국, 엘지는 인도로

박종오 기자 2025. 3. 2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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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대규모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다른 기업들의 대응도 주목된다.

삼성은 중국, 엘지(LG)는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는 등 주요 그룹들의 행보는 제각각이다.

'트럼프발 관세'에 대비해 미국 현지 생산 확대 등 대비책을 마련하는 한편, 거대 시장인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을 집중 공략해 성장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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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오른쪽에서 다섯번째)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현대차의 21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대규모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다른 기업들의 대응도 주목된다. 삼성은 중국, 엘지(LG)는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는 등 주요 그룹들의 행보는 제각각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애플·브로드컴·퀄컴 등 글로벌 기업 대표들이 모이는 중국발전포럼 참석차 중국에 머무르며 현지 기업인들과 접촉하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 베이징의 샤오미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데 이어, 24일엔 광둥성 선전에 있는 비야디(BYD) 본사를 찾았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 등과 미래 먹거리인 차량용 전장 사업 협력 등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의 핵심 관계자는 “2년 만에 포럼에 참석해 일주일 일정으로 주요 고객사 등과 만나며 최근 산업 추세와 사업 방향성 등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이 포럼 행사 뒤인 오는 28일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날지도 관심사다.

엘지그룹은 지난달 말 구광모 회장이 고 구본무 선대회장 이후 21년 만에 인도를 찾아 현지 사업장을 살핀 데 이어, 그룹의 핵심인 엘지전자도 이날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사우스(북반구 저위도 및 남반구 개발도상국과 신흥국)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조주완 엘지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대국인 인도를 비롯해 정보기술(IT) 기업이 몰려드는 중동,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의 사업 기회가 발생하고 있는 아시아 등 글로벌 사우스로 대표되는 신흥시장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트럼프발 관세’에 대비해 미국 현지 생산 확대 등 대비책을 마련하는 한편, 거대 시장인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을 집중 공략해 성장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전 바이든 정부에서 300억달러(약 44조원)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에스케이(SK)그룹은 신중한 태도다.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은 앞서 지난달 2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디시(D.C.)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미 투자) 검토는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생산 시설을 좀 더 원한다고 얘기하지만, 우리는 인센티브(유인책)가 같이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단순 관세뿐 아니라, 미국의 보조금, 정책 지원 등을 함께 고려해 투자 확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이야기다. 에너지 기업인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이앤에스(E&S)의 경우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의 참여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대한항공은 현대차그룹보다 앞선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보잉 및 제너럴일렉트릭(GE) 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327억달러(약 48조원) 규모의 항공기와 엔진을 구매하는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날 현대차그룹 발표를 더하면 두 회사가 트럼프 신정부에 총 80조원 규모 현지 투자·구매를 약속한 셈이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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