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 싱크홀' 매몰자 심정지 상태 발견…"사고 당시 터널공사"(종합)

지하 18m, 싱크홀 기준 전방 50m 떨어진 지점서 발견…사고 17시간 만
서울시 "지하철 연장 공사 연관성 100% 배제 안 해"

(서울=뉴스1) 정윤미 유수연 기자 = 서울 강동구 도로 한복판에서 직경 20m가량 땅 꺼짐(싱크홀) 사고로 매몰된 오토바이 운전자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창섭 서울 강동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25일 오후 1시 8차 언론 현장 브리핑을 갖고 30대 남성 박 모 씨(33·남)가 이날 오전 11시 22분쯤 지하 18m 지점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고 말했다.

박 씨는 발견 당시 90㎝ 깊이의 깊지 않은 흙에 매몰된 상태였다. 다만 싱크홀 중심 기준 고덕동 방향 50m 떨어진 곳으로 떠내려가면서 발견이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과장은 "헬멧과 바이크 장화를 착용한 채로 싱크홀에 들어갔던 박 씨는 그 상태에서 온전하게 뻗은 상태로 발견됐다"며 이외 추가 질문은 사생활 침해가 될 수 있어 받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김 과장은 "사고 직후 17시간 가까이 되는 사투의 시간 동안 더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지 못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박 씨는 전날(24일) 오후 6시 29분쯤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 강동구 명일동 동남로에서 발생한 싱크홀에 빠져 매몰됐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1시 37분쯤 지하 수색 과정에서 싱크홀 중심선 기준 40m 아래서 박 씨의 것으로 보이는 휴대전화를 발견, 약 2시간 뒤 오전 3시 32분쯤 20m 밑에서 번호판이 떨어진 혼다 오토바이(110cc)를 확인하고 인양했다.

싱크홀 발생 당시 차를 타고 가다 싱크홀에 빠질 뻔했던 허 모 씨(48·여)는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사고 장소 지하에서는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구간 길이는 총 160m로 파악됐다. 공사 중이던 터널 높이 7m을 포함해 전체 지반 깊이는 18m였다.

싱크홀 사고 당시 지하에서는 터널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지하철 연장 공사 중에 싱크홀 조짐이 보이자 대피한 작업장 노동자는 4~5명으로 알려졌다.

이재혁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도시철도토목부장은 "터널 내 굴착 공사 중"이었다며 "굴착 지점과 싱크홀 지점이 거의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지하철 공사와 싱크홀 사고 연관성에 대해 "연관성을 100%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며 "향후 고려해서 종합적인 조사를 통해 원인 분석해 봐야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정밀 종합 조사를 위해 관계기관과 협동 조사를 꾸린다는 방침이다.

앞서 인근 주요소 땅바닥이 갈라졌다는 민원이 전조 증상 아니었냐는 취재진 질문에 "민원 접수 이후 현장 확인 조사 결과 지반 침하 없다는 것 확인했다"며 "주유소에 계측기 추가 설치해 지속 점검한 결과도 이상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해명했다.

이 부장은 "사고 관련해 정밀 종합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원인 조사 후 (주변 도로를) 원상 복구해 정상적인 차량 통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빠르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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