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우리금융 보험사 편입, 내부통제·문화 바꾸냐가 판단 기준"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에서 기업은행에서 발생한 882억원 규모의 부당 대출 건에 대한 검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3.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와 관련해 "어떻게 내부통제 절차를 갖추고 실질적으로 조직 문화를 바꿔나가느냐가 (심사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25일 '이해관계자 등과의 부당거래에 대한 최근 금감원 검사사례' 브리핑에서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와 관련해 금감원 입장을 묻는 질문에 "우리금융에서 내부통제와 관련해 부실이 발견됐고 경영평가 등급을 통보한 바 있다. 이게 자회사 편입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은 최근 우리금융에 3등급의 경영평가 결과를 통보했다. 2등급 아래로 떨어지면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에서 기준 미달이지만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정리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금융위원회의 예외 승인을 받을 수는 있다. 이에 우리금융은 내부통제 개선안을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우리금융 관련해서는 필요한 자료를 금융위에 통보했고 금융위가 향후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고려해 판단할 것"이라며 "향후 어떻게 개선하고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봐서 판단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에는 내부통제나 조직문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자본적정성·재무평가에 비해 우선순위를 뒤로 했던 게 사실"이라며 "내부통제 이런 문제가 금융권 리스크에 큰 영향 준다는 게 확인된 이상 향후에는 경평에 재무건전성 뿐만 아니라 내부통제나 조직문화도 엄격하게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형식적인 준수에 그치고 고객 이익 보호에 미흡한 부분이 많은데, 그 상황에서 추가적인 외형확장을 하는 게 바람직하냐에 대한 의문점을 갖고 있었다"며 그간 우리금융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한 배경에 대해 부연했다.

메리츠화재로의 매각이 무산된 MG손해보험의 향후 처리 방안과 관련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추가 인수자를 찾기 어려워 파산 외에 마땅한 선택지가 없다"며 "시장에서 인수자 찾기는 굉장히 어렵고 제3자 인수나 자체 정상화도 어려워서 다른 옵션이 많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보험 시장의 경쟁질서를 유지하는 측면과 계약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측면 등에서 균형을 찾으려 한다"며 "처리시점의 데드라인은 말하기 어렵지만 시장에 혼란을 덜 주도록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조치계획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3년 연임을 확정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셀프 연임' 논란에 관해서는 법령이나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를 것은 아니라고 봤다.

이 수석부원장은 "시장에서도 찬반 다툼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금융관련 법령이나 당국 지침에 의해 규율될 것은 아니"라며 "주주나 회사의 이해관계자가 적정성을 판단하고 관련 절차에 따라 승인할 지를 결정할 사안이다"라고 했다.

그는 "당국이 고려할 부분은 승인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에게 관련 정보가 정확히 제공됐느냐를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하나금융은 함 회장이 연임하더라도 임기 3년을 모두 채울 수 있도록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개정한 바 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