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 논란' 손준호 측 "FIFA서 다 끝낸 이야기를 다시…당혹스럽다"

안영준 기자 2025. 3. 2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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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유 플랫폼에 손준호 법원 판결문 떠돌아
"공식 문서라 볼 수 없고 내용도 앞뒤 안 맞아"
승부 조작 혐의로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축구선수 손준호(수원FC)가 1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원시체육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4.9.1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중국에서 손준호(33·충남아산)의 승부조작 혐의를 시인하는 듯한 법원 판결문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손준호 측은 "상급기관인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중국의 제명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게 팩트다. 홀가분하게 다 끝난 이야기인데 다시 논란이 돼 당혹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지난 22일 중국 콘텐츠 공유 플랫폼 '바이자하오'에 "손준호가 2022년 1월 1일 산둥 타이산과 상하이 하이강(현 상하이 포트)의 슈퍼리그 경기를 앞두고 진징다오에게 배당률과 베팅 정보를 문의한 뒤 20만 위안(약 4038만 원)을 베팅했다"는 내용이 적힌 중국 법원 판결문 이미지가 올라왔다.

손준호는 산둥 타이산에서 활동하던 2023년 승부조작 혐의로 구금됐다가 약 1년 만에 풀려났고 우여곡절 끝에 국내 그라운드로 복귀했는데 다시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법원 판결문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해당 판결문은 공식 절차를 통해 발표된 게 아니어서 진짜 여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판결문에는 손준호의 '증인 진술'이 담겨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손준호는 중국 법정에서 "2022년 1월 1일 상하이 하이강과의 경기 전에 진징다오가 내게 '천천히 뛰고 경기 템포를 조절해 골을 넣지 말자. 이 경기에서 이기면 안 된다'고 말해서 고민 없이 동의했다"고 진술했다.

산둥과 상하이 하이강의 경기는 중국 법원이 공개한 승부조작 리스트 17경기 중 한 경기이며, 이날 두 팀은 2-2로 비겼다.

승부 조작 혐의로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축구선수 손준호(수원FC)가 1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원시체육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9.1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다시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손준호 측은 "우선 해당 판결문이 공식 문서라 단정하기 어렵고 출처도 알 수 없다. 그래서 대응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고 법정에서 손준호가 밝힌 내용들은 강압에 의해 나온 증언"이라고 덧붙였다.

손준호 측은 "FIFA가 '손준호 영구 제명 징계를 전 세계로 확대해달라'는 중국축구협회(CFA)의 요청도 기각했다"면서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손준호 측은 "가장 상급기관인 FIFA에서 면밀히 검토했을 텐데, 타당한 증거가 없으니 (영구제명 확대) 수락을 못했다. 중국축구협회도 항소하지 않았다. 그게 팩트"라고 밝힌 뒤 "상급기관이 내린 결정이 있는데 중국 쪽에서 다시 논란을 만들고 있다. 그것이 국내에서 여과 없이 기사로 쏟아지는 현실이 야속하다"고 덧붙였다.

손준호 측 관계자는 "공개된 판결문 내용을 자세히 살피면 앞뒤가 안 맞는다. 해당 경기에서 손준호에게 책정된 승리 수당이 3600만원이었다. 그런데 승부조작을 하고 4000만원을 받았다는 게 비상식적"이라는 견해를 전했다.

다만 몇가지 해소되지 않은 의혹은 있다.

손준호 측은 지난해 9월 국내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돈을 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 이유는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아울러 중국 법원에 판결문을 직접 열람하면 자신들의 억울함을 정확하게 풀 수 있지만, 아직 열람 신청을 하지 않았다.

23일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서울 이랜드와 충남아산의 경기에서 충남아산 손준호가 경기에 임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2.23/뉴스1 ⓒ News1 포토공용 기자

이와 관련해 손준호 측 관계자는 "(중국에서 구금됐던 충격 등으로) 손준호가 중국 입국을 두려워해 쉽지 않다"면서 "해외에 피랍됐다 풀려난 사람들에게 다시 그 나라를 가보라고 하면 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손준호가 바보처럼 당한 일이다. FIFA가 공식적으로 기각한 사안인데 국내 기사들은 물론 팬들까지 손준호를 의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속상하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편 K리그2 충남아산에 소속된 손준호는 논란 속에서도 팀 훈련 일정 등을 정상적으로 소화, 30일 열릴 성남FC와의 홈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충남아산 관계자는 "FIFA의 기각 이후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 등에 손준호 등록 및 출전 등에 향후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면서 "논란 속에서도 구단은 손준호를 믿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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